묘 전체를 회색 시멘트로 덮어버린 ‘콘크리트묘’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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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들은 묘지 관리의 어려움과 멧돼지에 의한 훼손으로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지역주민이나 행정기관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24일 고흥군에 따르면 최근 한 마을에 있는 12기 가족묘 가운데 9기의 봉분과 바닥 등이 온통 시멘트로 덮였다. 광주에 거주하는 묘주는 묘지를 돌보기 어려운데다 멧돼지로 인해 훼손되는 사례가 빈번하자 가족회의를 거쳐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콘크리트 위에 인조잔디를 입힐 방침이다. ‘시멘트 묘지’와 관련 고흥군에서는 묘지법에 봉분에 대한 조항은 아예 없고 다만 바닥에 대해서는 잔디나 수목으로 해야한다는 조항이 있어 행정조치 여부를 검토중이다.

고흥군 관계자는 “입장이야 이해하겠지만 이런 식으로 조상을 모시려면 차라리 다른 방법을 생각했어야하는 것 아니냐”며 “가족 간에도 입장 차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묘지는 얼마전까지 잔디가 심어져 있었지만 10여일 전 문중의 한 자손이 와서 이 같은 공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흥=주각중기자 gj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