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29일 오후, 고흥군 외나로도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나로우주센터 입구는 군과 경찰이 집중 배치돼 있었고, 한국의 첫 우주비행을 먼발치에서라도 지켜보려는 주민과 관광객들의 모습도 이따금 눈에 띄었다.

취재차량 통행증을 전달해 준 한 경찰은 “발사 시도가 벌써 3번째인 만큼, 혹시 실수가 있진 않을까 모두가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사대 부근은 연구진과 경비를 제외하고, 출입이 통제된 상태. 하지만 출입문 주변으로 분주히 뛰어다니는 한국과 러시아 연구원들의 모습에서 나로호 발사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연 박정주 발사체추진기관실 실장은 “잦은 연기로 모두 지쳐있는 상태지만 연구진들의 건강엔 큰 이상이 없고 긴장된 상태에도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우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진행된 최종발사 리허설은 약 7시간 뒤인 오후 4시9분 완료됐다. 발사리허설은 실제 발사 상황을 가정하고 발사관제시스템을 이용해 전기·통신 부분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또 발사체와 발사대, 추적 시스템을 시뮬레이션 운영하는 방식으로 모든 발사 과정을 점검했다.

이날 오전, 대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도 나로호에 실릴 나로과학위성과의 교신을 위한 최종 리허설이 동시에 진행됐다. 리허설은 위성과 지상국과의 첫 교신이 가능한 시각을 31일 새벽 3시50분으로 놓고 15분간 정상적으로 교신이 진행됐을 때를 가정해 이뤄졌다.

항우연은 “이날 밤 한·러 비행시험위원회를 개최해 모든 결과를 종합 검토할 예정”이라며 “결과상에 이상이 없는 한 30일 오후 4시 발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로호의 거듭된 실패 속에서 좌절감을 맛봐야 했던 인근 지역 주민들도 한결같은 목소리로 발사 성공을 기원했다.

고흥군 포두면 오취리 김정율(52)씨는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돼야 국가적으로 보나 고흥군으로 보나 좋은 일이 아니겠냐”며 “나로호 발사를 고흥에서 지켜보려고 부산에서도 사람이 찾아오는 걸 보니 이번에는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나로우주센터 민경주 센터장은 “3차 발사를 세번째 시도하는 데 30일 날씨가 가장 좋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주발사체 성공에는 날씨 등 행운도 따라야 하는데, 날씨가 좋은 것을 보니 이번 발사는 꼭 성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이날에만 국내외 취재진 200여명이 몰려들어 항우연 관계자들이 전해주는 나로호 발사 준비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도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나로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기원하는 행사도 다양하게 진행된다. 고흥군에 따르면 발사 당일 영남면 남열리에 있는 고흥우주발사전망대에서 ‘고흥은 우주다’ 특별행사를 진행한다. 우주과학체험전, 영상메시지 등을 통해 발사를 기다린 관광객들에게 다채로운 체험의 시간을 제공한다.

국립과천과학관에서도 30일 오후 3시부터 ‘나로호 3차 발사 성공기원 행사’가 진행되는 등 나로호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모으게 된다.

/나로우주센터=박정렬기자 halo@

/고흥=주각중기자 gjj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