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추위로 이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고흥의 한 양식장에서 물고기 수십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한파 피해가 잇따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립수산과학원이 여수 남서해수산연구소와 경남 통영 남동해수산연구소에 비상체제 가동을 지시했다.

15일 고흥군에 따르면 최근 도양읍 가두리 양식장에서 돌돔 20만∼25만 마리가 동사한 것으로 보고 폐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올 겨울 들어 전남 인근 해역에서 물고기가 동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일대 바다의 수온은 6∼7도로 평년보다 2도 가량 낮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전남도는 저수온에 약한 돌돔 등 양식 어민들에게 수온 유지와 사전 출하 등으로 피해를 줄여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한파로 인해 경남 통영에 있는 양식장에서 피해가 발생한 데 이어 고흥에서까지 한파 피해가 발생하면서 국립수산과학원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남동해수산연구소와 남서해수산연구소는 비상체제를 가동, 양식장 주변 바다의 수온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양식어업인과 유관기관에 제공해 대응하도록 할 예정이다.

남해안 양식장 주변 해역의 수온 변화를 관측한 결과 여수 연안의 평균 수온은 6도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해 말부터 평년에 비해 2∼3도 낮은 저수온이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해도∼거제도 해역의 수온도 평년에 비해 1.9도 낮게 나타났다.

문제는 이달 중순과 하순에도 이들 해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낮은 분포를 보이는 등 남해안의 저수온현상이 다음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는 점이다. 특히 겨울철 저수온에 약한 돔류가 해상가두리에서 많이 양식되고 있어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돔류의 겨울철 생존 하한수온은 5∼7도로 다른 양식어류에 비해 저수온에 의해 폐사되기 쉽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온도 변화에 민감한 양식 어류는 수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가면 소화 등 생리기능이 떨어진다”며 “7도 이하의 수온이 계속되면 추위에 약한 돔류와 쥐치류를 중심으로 집단 폐사 가능성이 높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지난 2011년 여수와 통영 등 남해안에서 1월 중순 이후 5도 이하의 저수온이 15일 정도 지속돼 양식생물의 대량폐사가 발생하면서 100억원 이상의 피해가 났다.

/고흥=주각중기자 gj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