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로 우주항공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지자체간 관련 산업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나로우주센터를 보유한 고흥이 우주항공클러스터를 추진하고 있는데, 지난 16일 열린 18대 대선 TV토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각각 우주항공클러스터의 경남 사천 유치를 공약하면서 지자체간 ‘우주 전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1조5000억원을 투자해 부산 강서구 대저동에 23만㎡ 규모로 항공우주사업의 거점이 될 제2테크센터를 만든다고 최근 발표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크센터는 대한항공이 항공기 부품을 제조하는 핵심 시설이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사업을 통해 2020년까지 항공우주사업 분야 매출을 3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전2020’을 제시했다.

현재 부산에는 대한항공이 지난 1976년 설립된 제1테크센터가 있고, 제2테크센터가 완공되면 협력업체 단지(15만㎡)가 추가로 조성돼 총 110만㎡에 달하는 매머드급 항공산업클러스터로 거듭날 예정이다.

나로호 1·2·3차 발사 과정에 참여한 대한항공이 부산에 관련 산업 시설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은 전남도로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전남도는 나로우주센터를 중심으로 오는 2016년까지 1조원 규모의 우주항공 관련 시설을 설치하는 고흥 우주항공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흥군에는 현재 국비 4000억원이 투자된 우주·항공센터, 우주과학관, 우주체험센터, 우주천문과학관, 고흥산업형 특화단지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우주항공클러스터 관련 올 국비 지원은 4억원이며, 내년에도 10억∼90억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경남 사천은 관련 업체를 잇따라 유치하는 등 더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이 첫 독자 개발한 KT-1 기본훈련기와 국내 첫 초음속기인 T-50을 생산하고 있는 사천의 현재 관련 산업체는 국내 항공산업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시험비행시설을 갖추고 28개 업체(종업원 6278명)가 몰려있고, 항공산업임대단지 등을 조성해 항공우주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천은 이처럼 국내 유일 한 완제기 생산회사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관련 기업이 몰려 있고, 시험비행여건이 구축돼 있어 항공우주클러스터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현재 항공·우주 산업의 매출액이 사천 중심의 경남이 92%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전남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한편 항공우주산업특화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항공우주산업촉진법 일부 개정안은 “고흥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민주통합당 김승남 의원과 “사천을 넣어야 한다”는 경남지역 정치인들의 주장이 잇따라 최근 고흥·사천을 함께 넣는 방향으로 수정됐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