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29일 마지막 카운트다운 16분 52초를 남기고 전자 부품에서 문제가 발견돼 발사가 중단됐다.

1·2차 발사 실패와 지난달 26일 3차 발사 연기에 이어 또 한 번 우주로 가는 꿈을 접어야 했다. 특히 전자 부품에 이상이 발견되면서 올해 안에 3차 발사가 이뤄지기 어렵게 됐다.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은 29일 나로호 발사가 중단된 뒤 브리핑을 통해 “상단(2단) 추력방향제어기 점검 과정에서 일부 전기신호(전류) 이상 신호가 감지돼 발사 준비를 중단했다”며 “정밀 조사 후 앞으로 일정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추력방향제어기는 나로호 상단 로켓의 방향을 제어하는 장치이며, 리허설 등 4차례 점검 과정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날 발사를 앞두고 상단부의 전류량을 측정하는 과정에 추력방향제어기 이상으로 갑작스럽게 전류가 많이 소모되는 현상이 발견돼 발사가 중단됐다.

앞서 나로호는 오후 4시 발사시간이 확정돼 오후 1시 58분께부터 산화제와 연료(케로신), 헬륨 가스 주입 등의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자동 카운트다운 돌입(발사 전 15분) 직전에 모든 발사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발사대에서 나로호를 분리한 뒤 조립동으로 옮겨 정확한 원인을 분석해야 하는 등 향후 일정이 빠듯해 연내 재발사가 무산될 우려를 낳고 있다.

문제를 일으킨 추력방향제어기는 여유 부품이 2세트가 있지만 나로호를 조립동으로 옮기고, 다시 발사대에 세우는 과정이 빠듯해 발사 예정일(12월 5일까지) 내 발사가 힘들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승조 원장은 “이번 기한(12월 5일) 전에 쏘기는 어려운 것으로 봐야 한다”며 “발사를 중단한 뒤 나로호에서 연료를 빼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을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추후 발사 시기를 말하긴 어렵고, 러시아와 재발사 문제도 본격적으로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