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나로호 3차 재발사가 중단된 이유는 로켓 상단의 추력방향제어기(TVC·Thrust Vector Control) 때문이다.

또 정확한 원인 분석과 보안 등을 위한 작업이 길어질 것으로 보여 나로호의 연내 발사도 늦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추력방향제어기 이상 발견=나로호가 29일 발사 예정시각 오후 4시를 16분여 남겨놓고 발사가 취소된 것은 상단(2단)의 추력방향제어기에서 이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TVC는 나로호 상단 로켓의 방향을 제어하는 장치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조원국 박사는 “TVC는 로켓의 방향을 조절하는 부분으로, 로켓을 밀어주는 추력을 발생시키는데 여기서 연소가스를 가속·분출 시키는 노즐이 있다”면서 “그 노즐의 방향을 틀어주는 부분이 추력제어기다”고 설명했다.

TVC는 간단히 말해 추진 기관에서 발생하는 분사가스의 방향과 세기를 조정함으로서 로켓의 진행 방향을 통제하는 장치다. 문제가 생긴 나로호 상단의 TVC는 나로호 1단 분리 후 위성을 목표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키는 데 필요하다.

현재 나로호 상단 TVC에 생긴 문제는 ‘전기 신호 이상’이라고만 알려졌을 뿐 정확히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나로호발사추진단 조광래 단장은 “TVC 고장으로 전류가 급격히 소모되는 현상이 발견돼 발사를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내 재발사 불투명=나로호를 발사대에서 내려 조립동으로 옮긴 뒤 분해해 문제점을 찾고 개선해야 하기 때문에 오는 12월 5일까지로 잡혀 있는 발사 예정일 내 발사가 불투명해졌다. 또 발사 예정일 내 발사를 하지 못할 경우 자칫 나로호 3차 발사는 내년으로 미뤄질 수도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승조 원장은 “29일 발사가 중단된 나로호에는 이미 영하 183℃의 저온 연료가 주입됐기 때문에 24시간 동안 나로호 기체에 열을 가하는 가온 작업을 해야 한다”면서 “가온 작업이 끝난 뒤 나로호는 조립동으로 옮겨 상단과 하단을 분리해야 하는데 이 작업 시간도 통상 4시간 이상 걸린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번 발사가 중단된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최소 30시간여가 필요한 셈이다. 또 나로호를 분해하더라도 정확한 원인 분석에는 더욱 긴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발사 예정일 내 나로호를 다시 쏘아올리려면 최소 12월 3일에는 나로호를 발사대로 옮겨야 한다. 나로호 점검과 예행연습, 연료 주입 등에 이틀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나로호에 채워진 연료(케로신)를 빼고 다시 채우는 시간도 2∼3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나로호 가온-조립동 이동-분해-문제점 점검·개선-발사대 이동-점검-예행연습-연료 주입 등의 복잡한 발사 과정을 발사 예정일 내 모두 소화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

또 교과부도 이번 이번 예정기한을 넘길 경우 올해 안에 무리하게 발사를 시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