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다. 하지만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다음 도전에서의 성공을 의심하지 않았다.

29일 고흥군 영남면 남열리에 위치한 우주발사전망대에서 나로호를 가슴 졸이며 지켜보던 시·도민 1000여명은 이날 오후 4시6분께 발사 취소되자 ‘아∼’라는 짧은 탄식을 일제히 내뱉었다.

약 30분 전 발사운용 중지가 발표될 때만 하더라도 “꼭 성공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던 이들은 발사 취소 소식과 함께 일제히 전망대를 떠나기 시작했다. 일부 시민들은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하고 17㎞ 떨어진 나로우주센터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나로호 성공 발사를 기원하며 주민들과 함께 ‘고흥스타일 말춤’을 준비했던 유중자(여·71·고흥군 두원면) 할머니는 “나로호가 우주로 올라가면 동네에서 잔치를 벌이기로 했는데 실패를 하고 나니 기운이 빠진다”며 “다음 도전에서 우주를 향해 힘차게 날아오르는 나로호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엄마와 함께 전망대를 찾은 박형준(12·부산 중리초 5년)군은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가 비록 성공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아직까지는 실패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다음 도전에도 꼭 다시 고흥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날 나로호의 비상을 기대하며 전교생이 고흥군 봉래면 덕암산에 올랐던 나로고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들도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우주강국 대한민국’의 희망은 놓지 않았다.

1학년 고현권(17)군은 “끝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고흥군 주민들과 그동안 밤을 지새운 기술진들이 허탈해 할 것을 생각하니 안타깝다”고 전했다.

안종태(59) 교감은 “학생들이 나로호가 비상하는 역사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 산에 올랐는데 아쉽다”며 “다음에는 고흥에서 꼭 우주강국 대한민국의 역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희망했다.

/김경인기자 k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