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처럼 날리는 억새풀을 보며 새벽길을 걷습니다.

빛은 하늘보다 낮게 내려와 발밑에 등불을 켜고 풀처럼

자란 생각이 꿈틀거리며 내 뒤를 따라 옵니다.



새벽빛 먹고 자란 맑은 기도가 교회의 종소리 되어 울리고

빨갛게 세 번 핀 백일홍 나무는 돌아오지 않는 당신처럼

길 위에 홀로 서 있습니다.



어둠을 뚫고 달려온 불빛에 하얀 소금밭처럼 흔들리는

바람꽃 길, 저 위를 자박자박 걸어가 기도하셨을 테지요.

기억이 억새풀 꽃처럼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하얀 침대 위로 새벽 길 하나 만들어 밟고 가신 내 어머니

당신이 수없이 오갔을 낮고 분명한 그 길이 나 혼자만의

길이 아닌 거라며 으스름 그림자 뒤로 묻어 놓고 왔습니다.



광주시민인터넷백일장

일반부 최우수상 수상작

광주시 북구 신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