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이 종합 스포츠파크를 건설하면서 관급자재 대부분을 다른 지역에서 들여와 지역업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군민들도 “지역기업을 살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야 할 군이 이에 역행하는 행위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2일 무안군에 따르면 무안 종합 스포츠파크는 종합운동장을 비롯해 생활체육공원, 국민체육센터, 청소년수련관 등 다목적 시설들을 갖춰 군민들의 생활체육문화를 한 단계 높이고 각종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설립 중이다. 국비 141억원, 도비 13억원, 군비 244억원 등 모두 398억원이 투입된 스포츠파크의 공정률은 현재 90%를 웃돌고 있다.

그러나 공사에 들어가는 55억3천여만원의 관급자재 가운데 무안지역에서 공급되고 있는 액수는 전체의 4%인 6개 업체 2억3천여만원에 불과하다. 특히 무안군내 한 업체 납품금액인 1억5천여만원을 제외하면 5개 업체 납품금액이 8천100여만원에 그친다.

나머지 대부분의 관급자재는 경상도와 경기도 등 20개 업체로부터 40억7천여만원 어치를 들여와 지역업체들로부터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전남지역 관련업체들도 외면당하기는 마찬가지다. 무안을 제외한 전남도내 10개 업체는 스포츠파크 소요자재 가운데 20%인 11억3천만원 어치만 공급했다. 이중 레미콘과 오수처리시설 두 곳을 제외하면 8개 업체 납품금액이 1억600여만원 정도여서 다른 지역과 심각한 불균형을 보였다.

이에 대해 박일상 무안군 번영회장은 “군-조달청-외지업체 등으로 짜여진 3자간 계약이라고 하지만, 관내업체와의 거래를 꺼려온 공무원들의 관행이 작용한 탓”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무안군과 의회가 관내 자재구매나 하도급 공사를 관련조례로 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M건재 대표는 “스포츠파크와 같은 대형 공사가 발주되더라도 지역업체가 자재를 납품하기에는 하늘의 별 따기”라며 “지역과 군민을 무시한 행정은 더 이상 안된다”고 주장했다.

무안군 관계자는 “공정하고 투명한 계약을 하려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외지기업과 계약을 맺게 됐다”면서 “앞으로 지역업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일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무안=김민준기자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