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등학생과 중학생 2명중 1명이 결혼 이민으로 구성된 다문화가정의 자녀를 친구로 사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청소년희망재단에 의뢰해 지난해 8∼12월 서울과 경기 지역 23개 초·중학교 학생 1천725명을 상대로 한 실태조사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 자녀와 친구로 지낼 수 있느냐’는 문항에 응답자의 52.9%가 ‘있다’고 답했다.
친구로 지낼 수 없다고 답한 비율은 9.3%였고, ‘모르겠다’는 응답을 통해 다소 부정적 반응을 보인 비율은 37.7%로 집계됐다.
다문화가정 자녀와 친구로 지낼 의사가 없는 학생들은 그 이유로 ‘서툰 한국어’를 가장 많이 꼽았다. ‘신경쓸 일이 많아 피곤해서’, ‘다른 아이들이 무시하고 놀려서’, ‘창피해서’, ‘부모님이 싫어해서’ 등의 이유도 있었다.
다문화가정 자녀를 한국인으로 인식하는 비율도 전체 응답자 10명 중 4명꼴인 41.4%에 그쳤다.
나머지 58.6%는 ‘한국인 또는 외국인으로 볼 수 있다’거나 ‘모르겠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호감도를 보면 평균적으로 약간의 비호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 가지 분야에서 다문화 자녀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5점 만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평균 3.03점이 나왔다. 2.5점이 호불호를 가르는 기준선이므로 3.03점은 약간 거부감을 느끼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다문화자녀와 결혼을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3.70점으로 가장 높았고, 학급에서 짝꿍을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2.69점으로 가장 낮았다. 같은 방에서 자는 조건은 3.17점, 물건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2.85점,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은 2.74점을 각각 기록했다.
응답자들은 또 다문화가정 자녀가 학교 내에서 학교 폭력의 피해를 볼 가능성이 평균보다 높지만 다른 학생에게 폭력을 가할 가능성은 평균보다 낮다고 봤다.
/박진표기자 luc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