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며 아무리 무장해도 파고드는 칼바람은 외출하고 싶은 마음조차 얼려 버리지만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얼음축제가 있다. 새하얀 눈이 키만큼 쌓이는 아름다운 삿포로에서 열리는 눈축제와 쑹화강의 얼음을 조각해 색색의 등을 밝히는 중국 하얼빈 축제등 세계적으로 이름난 얼음축제가 그것이다. 마음은 벌써 세계적으로 유명한 얼음축제 현장에 있지만 해외에 나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열리는 얼음축제를 찾아보자. 강원 홍천군 비발디파크에선 중국 하얼빈 빙등제를 옮겨놓은 듯한 얼음축제가 한창이다. 비발디파크 야외수영장에서 펼쳐지는 ‘세계 얼음 축제’는 ‘중국 하얼빈 빙등축제’와 일본 삿뽀로 얼음 조각전’의 느낌과 감동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얼음 축제다. 지난해 11월 13일 비발디파크 단지내 야외 수영장 부지 4천여평 규모의 실내에 세계 유명건축물 얼음조각 10여점과 유명벽화 및 7개의 테마파크로 조성돼 겨울 나들이객을 유혹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후 특성은 얼음조각을 유지할 만한 기온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얼음조각전을 3개월 이상 지속하기 위해서 돔 형식의 실내 전시장에 조성했다. 중국인 얼음조각가 80여명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가로 110㎝, 세로 60㎝두께 33㎝, 무게 135㎏의 얼음조각 7천여개를 이용 영하 10도를 유지하는 300여m터널식 돔안에 조형물을 조각해 전시했다. 터널식 돔안에는 공룡, 디즈랜드 성, 슈렉, 곰얼음 조각 등 120여점이 전시됐으며 얼음 덩어리 안에 형광등을 넣어 조각, 백색, 핑크, 레드, 블루 그린 등 각기 다른 형형색색의 빛깔의 조화로 인해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터널식 돔안에서 펼쳐지는 얼음축제장은 쥬라기 공원, 동화나라, 바다세계, 중국공원, 세계 7대불가사의 건축물, 체험 이벤트, 판타지 터널, 얼음 부조물 등 8개의 주제로 꾸며졌다. 호기심과 기대로 들어선 행사장 입구엔 ‘쥬라기 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20여마리가 넘는 공룡들이 빙하기를 맞아 그대로 얼어버렸을까? 온도가 풀려 생기를 불어넣으면 금방이라도 살아 포효할 듯한 사실적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이들은 얼어버린 공룡의 모습에 ‘까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동화나라’에 들어서면 디즈니랜드성으로 들어가는 얼음 입구를 지나 알라딘과 슈렉, 그리고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들이 미소로 반긴다. 미녀와 야수도 춤을 추며 관객들에게 인사를 보내는 것 같다. 얼음 속에 들어 있는 형광등의 색채로 인해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의 색채가 동화책 속에서 본 색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바다세계’에서는 다양한 바다동물을 만날 수 있다. 닻으로 장식된 출입문을 지나 신사 펭귄과 물개도 만나고 거대한 유람선과 단란한 곰 가족도 있다. 돌고래, 상어, 거북이와 같은 바다 친구들이 얼음 파도를 가르며 금방이라도 현실세계로 뛰어 나올 것 같다. ‘중국공원’에는 중국의 대표건축물인 천하제일관과 중화문등 중국의 웅장한 건축물이 한자리에 세워져 있다. ‘7개불가사의 및 세계건축물의 장’에는 프랑스의 개선문과 에펠탑이 있고, 그리스에 있는 제우스 신전과 이탈리아에 있는 피사의 사탑,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등대를 감상할 수 있다. 추위를 느낄 즈음 만나는 ‘체험이벤트’ 에서는 산타클로스가 끄는 썰매도 타고, 에스키모인들의 집인 이글루에 들어가 볼 수 있다. 만리장성에서 내려오는 얼음미끄럼틀은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다. 어른들도 아이들과 함께 미끄럼을 즐기느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이외에 얼음벽으로 둘러싸인 미로속에서 입구 찾기도 하고, 황금의자에 앉아 보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환타지 터널’에도 날카로운 이빨을 들어내고 있는 식인상어의 입을 지나 얼음 동굴 터널을 통과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도깨비가 있는 곳을 지나면 쌍룡이 얼음터널 여행을 끝낸 관람객들에게 복을 선물한다. 개장은 오전 10시∼밤 9시까지며 3월 중순까지 오픈 할 예정이다. 대인 1만원, 소인 8천원. (문의)033-430-7540. /홍천=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