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집에서 뒹굴 거리는 것이 보기 거슬린다면 고개를 들어 주위를 잠시 살펴보자. 이색박물관이 어느새 우리 가까이 와 있다. 종류도 가지가지.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만화, 거미, 얼굴, 불상, 중남미, 몽골... 주제는 시공을 초월하고 볼거리는 아기자기하다.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들을 보며 애잔한 그리움의 시절로 추억의 여행을 갈 수 도 있다. 아이들과 함께 손을 잡고 박물관 유람을 떠나보자. 】〉〕 ■전북 고창 판소리박물관 전북 고창군에는 춘향가, 심청가, 박타령, 가루지기 타령, 적벽가 등 판소리 여섯마당을 집대성한 신재효(1812∼1884)의 150년 된 고택이 있다. 예향답게 고풍스러운 멋이 서린 이곳에 위치한 고창판소리박물관에는 구수한 입담과 신명나는 가락으로 흥이 나는 우리의 소리를 만날 수 있다. 진채선, 김소희 등 명창을 기념하고 판소리의 전통을 계승하려고 세운 박물관에는 춘향가 박흥보가 적벽가의 필사본, 수궁가 가루지기가 레코드판 등 판소리 관련 희귀자료 90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전북 익산 보석박물관 2002년 문을 연 보석박물관은 호남에서 대표적 이색 박물관으로 자리잡았다. 대형피라미드 모양의 건물이 눈길을 끈다. 야간에는 피라미드 상단에서 다이아몬드가 빛을 내는 형상으로 불을 밝히고 있어 볼만 하다. 전시장은 ‘초대의 장’ 에서 시작 돼 ‘인식의 장’에서는 백제의 보석 기술을 엿볼 수 있다. 박물관의 하이라이트인 ‘감동의 장’에서는 213개의 다이아몬드 꽃술, 연옥 꽃잎, 금 줄기, 백수정 꽃받침으로 만든 보석 꽃과 에메랄드, 사파이어, 토파즈 등 1천여점의 진귀한 보석을 즐길 수 있다. ■경남 진해 군함전시관 미지의 세계, 바다와 우주를 향한 희망을 키워줄 박물관이 있다. 경남 진해시 명동 음지도에 지난해 문을 연 군함전시관은 자라라는 청소년에게 충무공 이순신의 꿈을 심는다. 진해는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난 뒤 이 충무공이 왜군을 상대로 첫 해전 승리를 거둔 옥포앞 바다에 가까운 곳으로 해군작전사령부, 해군사관학교가 위치한 대한민국 해군의 심장부이기도 하다. 군함전시관에는 한국 전쟁 당시 실전에 배치됐던 구축함과 기뢰를 제거하는 소해함, 고속정등 군함 3척을 전시물로 활용해 거친 바다와 싸우는 수병의 함상생활 24시를 생생히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경남 사천 항공우주박물관 세계 최초 비행기인 라이트형제의 플라이어 1호기를 비롯한 최첨단 전투기인 F-15기, 우주왕복선, 국제우주정거장 모형 등 각종 우주항공 자료를 볼 수 있다. 야회전시장에는 B-29폭격기 등 한국전 참전 항공기 18대, 국내 생산 KF-16 전투기 등 항공기 20대가 어린이들의 모험심을 자극한다. ■강원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 호반의 도시 춘천시에 자리잡은 애니메이션박물관은 주변 의암호과 어울려 풍광부터 아름답다. 최초의 장편 홍길동(1967)을 비롯해 황금박쥐(1968년), 태권브이(1976)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의 개릭터인형, 포스터, 스토리보드, 핀핑워고 등 2만여점의 소장품이 아이들의 눈길을 잡는다. 영화 속 스릴 넘치는 장면을 현장감 있게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든 3차원 입체애니메이션극장도 둘러볼 만 하다. ■충북 영월 책박물관 영월군은 박물관의 고장이다. 책박물관, 곤충박물관, 조선민화박물관이 몰려 있다. 서면 광전리 골말의 옛 어촌 분교 터에 있는 영월책박물관에는 ‘너’ ‘나’‘우리’로 시작하는 ‘국민학교’ 국어책 등 교과서를 비롯한 신문, 잡지 등 1천여점이 전시돼 있다. 하동면 와석리 조선민화박물관에서는 어수룩한 호랑이 그림 등 우리 정서와 친근한 조선시대 민화 14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이외에 대전시 유성구 한국조폐공사 내에 있는 화폐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주화인 건원중보(996년 추정)에서 출발하는 한국화폐 1천년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