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도 좋다. 아니 더 추워야 한다. 겨울은 눈과 얼음으로 대표된다. 전국 곳곳에서 눈꽃과 얼음낚시 등을 주제로 한 겨울 축제가 열린다. 지역 발전의 장애물이었던 혹한이 이젠 지역경제를 살리는 관광상품으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어린 시절 하얀 눈과 얼음장 위에서 눈썰매를 지치며 보냈던 겨울나기의 추억을 떠올리며 아이들과 함께 강원도 화천 산천어 축제로 떠나보자. 올 해 4회째를 맞는 화천 산천어 축제는 전국에 알려진 소문난 잔치다. 얼음낚시의 짜릿한 손맛에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은 강태공들이 몰려든다. 화천읍을 끼고 도는 화천천 2㎞, 8만여평에 조성된 축제장은 산천어 낚시 뿐만 아니라 눈썰매, 얼음 자전거(30분 3천원), 봅슬레이(무료), 얼음열차(무료), 유로번지(초등 4천원, 어른 5천원) 등을 즐길 수 있는 겨울축제의 장이다. 칼바람이 얼려놓은 두께 40∼50㎝정도의 얼음은 그 아래 물과 바닥이 투명하게 보인다. 이 얼음에 구멍을 내고 한 자는 족히 되는 청정물고기 산천어(일명 김일성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것은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얼음 낚시장 옆에는 루어 낚시터(던져서 잡는 낚시)도 마련 돼 있다. 또한 낚시터 인근에는 직접 잡은 산천어를 구워먹을 수 있도록 ‘구이터’도 만들어 놓아 여기 저기서 고소한 산천어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좁은 얼음구멍에 낚시를 대고 위 아래로 흔들며 고기가 잡히기를 기다리는 강태공이 있는가 하면 아예 돗자리를 깔고 누워서 얼음구멍을 들여다 보며 낚시하는 이들도 있다. 여기 저기서 산천어를 잡아 올린 초보 어린이 강태공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얼음에 부서져 내린 햇빛과 어울려 겨울의 진풍경을 연출한다. 김용식(논미초등 6·화천군 안평리)어린이는 소문난 강태공이다. 이날도 벌써 30마리를 잡아 외지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유정화(35·서울시 중남구)씨는 “가족과 함께 와서 오전에는 몇마리 잡았는데 오후에는 영 입질을 하지 않는다”며 울상이다. 하지만 딸 정다혜(10)·다솜(9)이는 여기저기 얼음구멍에서 올라오는 산천어 구경에 추위를 느낄 새가 없다. 산천어 낚시 체험참가비(주중 5천원, 주말 1만원)를 내면 5천원 상당의 농특산품 교환권을 받기 때문에 공짜나 다름없다. 이 교환권으로 행사장 내 마련된 매장에서 화천에서 생산된 농·특산품을 구입할 수 있다. 아이들이 낚시를 지루해 하면 주변의 얼음 놀이를 즐겨보자. 눈썰매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100m이상의 활주도 하고, 얼음 자전거 뒤에 아이들을 실은 썰매를 달고 얼음 위를 질주하면서 어린시절의 추억에 흠뻑 젖는다. 플래스틱 큰 원반모양의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봅슬레이도 독특한 재미가 있고, 얼음 열차를 타고 함성을 지르며 화천천 이곳 저곳을 누비는 것도 즐거움이다. 봅슬레이 타는 곳 한 켠에는 얼음으로 만든 카페와 얼음 동굴이 있어 이색 체험을 할 수 있고, 좌우를 고탄력 밴드로 묶고 지상에서 10여m 이상 점프가 가능한 ‘유로번지’를 통해 담력을 시험할 수도 있다. 유로번지를 체험하면서 비명과 함성으로 인해 주변에 인파를 모은 오세희(39·춘천시 효자동)씨는 “〔〈【처음에는 무서웠으나 적응을 하게 되면서 】〉〕어린시절로 돌아가 너무 즐거웠다”고 웃었다. 얼음썰매(5천원)와 눈썰매(7천원)를 빌릴 때는 반환할 때 5천원 상당의 농·특산품 교환권이 제공된다. 평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주말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에는 ‘산천어 맨손잡기 행사’가 열린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행사에 참가하는데 반팔과 반소매 셔츠를 입고 찬 물에서 맨손으로 2마리까지 잡을 수 있다. 참가비는 5천원. 행사는 오는 30일까지. (문의)1688-3005. /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