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은 항상 새롭고 흥미롭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한·일 고대 교류사의 흔적까지 고스란히 남아있어 흥미를 더해준다. 학생들에게는 역사의 현장과 특이한 자연환경을 직접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다. 광주일보가 마련한 ‘일본 규슈(九州) 역사문화 탐방’을 미리 다녀왔다. ◇즐거운 선상여행 역사문화 탐방단을 부산에서 일본 후쿠오카(福岡)까지 실어나를 ‘뉴 카멜리아(New Camellia)’호는 길이 170m, 폭 24m의 2만4천t급 초대형 여객선이다. 600억원을 들여 건조해 지난해 7월 취항했다. 배에는 레스토랑, 카페, 면세점, 대중 목욕탕, 노래방, 전자오락실, 미니영화관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있다. 귀항편에 선상에서 맞이하는 일몰은 환상적이다. ◇흥미로운 역사여행 후쿠오카에서 구마모토(熊本)로 가는 길에 있는 후나야마(船山)고분은 전방후원형(前方後圓形) 고분이다. 전방후원분은 전방부에 사각형 분구가, 후방부에 원형 분구가 있는 고대 무덤이다. 그동안 일본의 고유한 고분으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 전남에서 10여기가 잇따라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사가(滋賀)현에 위치한 요시노가리(吉野ヶ里) 유적은 한반도 주민이 일본열도로 이주했다는 일본 야요이시대의 집단거주지다. 한반도 남부지역에서 출토된 파형(巴形) 동기, 철제 무기와 갑옷 등이 대량 출토됐다. 가야와 밀접한 관계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마모토(熊本)성은 오사카(大阪)성, 나고야(名古屋)성과 함께 일본 3대 명성 중 하나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와 함께 임진왜란 때 조선 침공을 진두 지휘한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조선에서의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1597년 정유재란 당시 가토 기요마사는 권율이 이끄는 조선·명나라 연합군에 밀리자 부하 1만6천명을 데리고 울산 학성(蔚山 鶴城)에서 배수진을 쳤는데, 울산 학성은 상대 기병을 방어할 수 있도록 비스듬한 성벽을 갖춘 철옹성으로 훗날 구마모토성의 모태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 성벽은 아랫부분은 완만하게 되어 있지만 위쪽은 휘어진 모양으로 보병은 물론 생쥐조차 기어오를 수 없는 구조로 돼 있다. 일본인들은 적병이 기어서 위로 올라갈수록 바깥쪽으로 뒤집히는 성벽의 구조를 ‘무샤가에시(武者返し,무사 뒤집기)’라 부르고 있다. 오는 2007년 건축 400년을 기념하기 위해 대대적인 보수·복원 작업이 진행 중이다. ◇신기한 화산여행 최근까지 화산폭발을 했던 아소(阿蘇)산은 세계 최대의 칼데라로 이루어진 화산이다. 면적은 380㎢로 동서 18㎞, 남북24㎞, 둘레 128㎞이다. 일본에서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나카다케(中岳), 다카다케(高岳), 에보시다케(烏帽子岳), 기지마다케(杵島岳), 네코다케(根子岳) 등 5개의 산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나카다케는 현재에도 용암을 내뿜고 있어 살아 있는 아소산의 신비를 느낄 수 있다. 화산 활동이 심상치 않을 때는 관람이 금지된다. 오이타(大分)현에 있는 핫초바루(八丁原)지열발전소는 화산지대에 고유한 230도의 지하열수를 이용,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다. 일본 19개 지열발전소 중 최대 규모인 핫초바루 발전소는 하루 11만㎾의 전력을 생산, 3만7천여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일본 최대의 온천지구인 ‘벳푸(別府)’의 지코쿠(地獄) 순례도 볼만하다. 지옥이라는 이름은 지하 250∼300m에서 분출하는 열탕이나 온천증기가 마치 지옥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규산철이 많이 함유돼 있어 바다처럼 푸른색을 띠고 있는 ‘바다지옥’은 깊이가 120m에 달하며 물의 온도가 98도나 돼 계란을 넣어두면 5분 만에 반숙이 된다고 한다. ◇잠자리가 편안한 여행 탐방단의 숙소인 야마나미 캠프촌은 오이타현 구쥬(九重)고원에 위치해 있다. 숙소 주변에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 아침 일찍 일어나 제1기 화산으로 연기를 내뿜는 구쥬산을 바라보며 조깅 등을 할 수 있다. 차로 5분 거리에 온천이 있어 온천욕도 즐길 수 있다. /황태종기자 hwangtae@kwangju.co.kr /사진=송기동기자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