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ll We Dance”“저와 함께 춤 추실래요” 수오 마사유키 감독 동명의 1996년산 일본 영화를 미국에서 리메이크한 흥행작으로 우라나라에서도 지난해 11월께 개봉 돼 마니아들을 형성했던 영화다. 이영화는 세상으로부터 비현실적인 일탈을 일삼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 대부분처럼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반듯하고 좋은 직장이 있고, 무슨 일이든 차곡차곡 잘 해내면서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의 ‘희망적 일탈’을 그린 영화이다. 이처럼 “저와 함께 댄스를 해 보실래요”라고 희망적인 일탈을 권하는 교사들이 있다. 지난 7일 밤 7시 광주예고 2층 현대무용실. 15명의 한국교원댄스스포츠연합회 회원들이 김태훈(31)강사의 지도에 따라 플로어를 미끄러지면서 ‘박자와 스텝’에 빠져있다. 한국교원댄스스포츠연합회는 올 초 설립돼 회원이 200여명에 이르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회원은 40여명 정도. 화려한 드레스와 몸매를 드러내는 까만 경기복을 입지는 않았지만 이들은 경쾌한 라틴 음악에 맞춰 룸바를 추고, 차차차를 추면서 각자의 삶에 2% 부족했던 것을 채우고 있었다. ‘희망적 일탈’ 권하는 교사들 댄스스포츠는 관능적이고 에로틱한 룸바춤에서부터 친밀한 밀착호흡을 보여주는 왈츠에 이르기까지 각각 고유한 창의적 개성과 감성, 영혼을 향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마치 물이 흐르는 듯한 유동적 율동과 로맨스의 감정을 표현하는 볼룸댄스는 잊고 지냈던 열정과 감각을 깨운다. 이들은 춤 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통해 더 이상 없을 만큼 알찬 삶을 살아가는 사람조차도 더 추구하고 원하는 삶의 가치란 무엇일까에 관해 의문을 던져 본다. 환상적인 리듬과 동작을 지니고 있어 라틴아메카 음악과 댄스의 정수인 룸바를 추는 이들은 교원연수를 통해 춤과 하나가 된 교사들이 대부분이다. 현대무용을 전공했던 김경희씨는 올 여름 교원연수를 통해 댄스스포츠와 인연을 맺은 6개월 초짜다. 하지만 무용전공자 답게 룸바, 차차차, 삼바춤을 완벽히 소화한다. 김경희 선생은“정신의 지주는 종교지만 몸의 지주는 댄스스포츠다”고 할 만큼 댄스스포츠에 푹 빠져있다. 수학을 가르치는 김강숙(여·42)씨와 가정을 가르치는 송태숙(여·43)씨는 5년경력의 베테랑. 이들은 남편과 함께 하는 댄스스포츠 부부커플이다. 김강숙씨는 작은 발표회까지 할 정도의 수준이고 내년에는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개인레슨을 받고 있다. 송태숙씨도 아이들과 함께 댄스파티를 열어 가족이 함께 댄스스포츠를 즐기는 ‘춤꾼’이다. 격정적으로 때론 우아하게 나영옥(여·38)씨는 무용교사로 학생들에게 차차차를 지도해 각 학교 무용, 체육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최근 수업자 발표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나영옥씨는 “댄스스포츠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예방하고, 몸매관리와 삶에 활력을 줄 수 있다”며“학생들도 호응이 좋아 시간을 늘려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수학을 가르키고 있는 양지민(여·35)씨는 건강이 좋지 않아 댄스스포츠를 시작했지만 이제 댄스스포츠 전도사가 됐다. 건강은 물론이고 수학선생님이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아이들과 훨씬 친밀해져 수업효과도 좋아졌고, 무엇보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삶에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 초등학교 교사인 양정아(36) 씨는 한국교원댄스스포츠 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녀는 방과활동(특기적성)으로 학생들에게 40∼50분 댄스스포츠를 지도해 학부모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어떤 학부모는 태권도나 합기도를 보내지 않고 댄스스포츠를 시키겠다는 부모들도 있을 정도다. 마음 편해지고 새로운 활력 양정아씨는 “댄스스포츠는 생활체육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삶에 새로운 활력과 기쁨을 줄 수 있는 레저 활동으로는 최고의 종목이다”고 말했다. 이들처럼 댄스스포츠 동호인들이 모두 여교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표건성, 송연석, 김명일씨등은 훌륭한 남성 파트너 들로 연합회 모임에서 인기 만점이다. /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