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8시 30분. 광주시 남구 봉선동 제석초등학교에는 30대 후반∼50대 후반으로 구성된 ‘광주 제석부부배드민턴 클럽’ 회원들이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연신 씻어내고 있었다. 제석초등학교에는 매일 밤 7시30분께가 되면 회원 40여명이 모여든다. 딱히 파트너가 정해진 것도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모여 자기 수준에 맞는 사람들과 편을 갈라 4∼5게임을 즐긴다. 회 명칭만 보고도 클럽 성격을 파악할 수 있지만 제석부부배드민턴 클럽은 부부회원이 50%를 차지하고 있다. 제석부부배드민턴 클럽은 부부건강· 화합, 이웃간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 3월 11일 15명의 회원으로 출발해 현재 80명의 회원을 보유한 광주에서 이름난 명문 클럽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동호인들의 친목클럽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난해 효사랑 남구청장기 대회에서 당당히 우승하는 실력도 겸비했다. 최고령인 김순(54·남구 백운동) 주부는 경력 30년의 고수로 문광부전국배드민턴대회 50대 A(최고수급)조 혼합복식에서 우승했고, 백정영 회장(49·봉선동)은 8년 경력에 남구청장기 40대 A조에서 우승했다. 박찬준(49·봉선동) 부회장은 10년경력에 지역대회 단골 우승을 해 다른클럽에서 출전 방해를 할 정도다. 이외에도 고수들이 즐비해 분위기 좋고 운동하기 좋은 명문클럽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부부간인 한경애(49·주월동) 부회장과 이영철 수석경기이사는 집에서 간단한 먹거리를 장만해와 동호인들의 간식을 제공하는 등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 인기 ‘짱’이다. 배드민턴은 쉽고 간편한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운동량이 많다. 유산소 운동으로 다이어트 효과까지 겸할 수 있다. 김석규(46·주월동) 회원과 김유신(35·주월동) 회원은 배드민턴을 시작하고 나서 각각 10㎏, 12㎏의 다이어트 효과로 인해 ‘살빼기에는 최고의 운동 이다’고 홍보하고 다닐 정도로 푹 빠져있다. 김유신 회원은 “ 운동을 시작 한 후 체중감소와 함께 위가 안좋았는데 건강도 찾았다”며 “체력이 좋아져 부부금슬에도 특효가 있다”고 귀뜸했다. 30여분이 지나지 않아 회원들의 유니폼은 촉촉히 젖어 갔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랠리를 거듭하는 김호윤 감사(47·주월동)와 임미순(45)씨는 부부지간이지만 승부에서는 양보가 없다. 처음에는 서툴기만 했던 임미순씨가 이제는 남편 김호윤씨에게 승리의 V자를 그리기도 한다. 정경업(45)· 최혜영(45·이상 주월동)부부는 배드민턴을 즐기면서 1년 만에 성격이 바뀌었다. 부부교사로 내성적이었던 이들이 이제는 클럽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할 정도로 활발해진 것. 피길연(41) 남구배드민턴 연합회 회장은 “현재 광주에는 70여개 클럽 7천여명의 동호인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남구에는 17개 클럽 1천5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배울 수 있으며 운동효과가 뛰어나고, 친목과 화합에도 좋아 적극 권장할만 운동이다”고 말했다. /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