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미소를 띄면서. 자∼ 팔을 올리면서 숨을 들이 마십니다. 숨을 내쉬고, 손은 귀밑을 쓸듯이 올리셔야죠. 그 다음엔 위로 곧게 뻗으시고. 하나∼ 둘∼ 아이고, 우리 어머님들 천사같으십니다.” 8일 오전 11시 조선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의실.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여성들이 전통춤을 추는데 한창이다. 전통무용이라 하기에는 뭔가 밋밋하고 체조라고 하기엔 다채로운 동작들. 이 춤은 지난 1999년 서울대 의대 체력과학노화연구소가 운동량이 부족한 장·노년 층을 위해 우리나라 전통 춤사위를 바탕으로 개발한 건강체조다. 이 때 처음 소개된 우리춤 1단계 ‘해맞이 체조’(안무 이지영)는 심폐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동작들로 구성돼 서울지역 노인복지관을 중심으로 보급됐다. 해맞이 체조가 인기를 누리자 등장한 것이 2001년 개발된 2단계 ‘아리랑’(안무 이지영). 그리고 2003년 10월 남성적인 동작을 가미해 운동 강도를 높인 3단계 ‘사군자’(안무 김충한)가 잇달아 발표됐다. 지금껏 우리춤 체조를 배운 인구는 5만여명이 넘는다. 우리춤 체조는 전통무용 자체의 ‘난해함’을 떨어낸 대신, 단순하고 편한 동작에 건강 진흥 효과를 담았다. 그러나 특유의 리듬감과 역동성은 그대로 살려내 노인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따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고려했다는 것이 연구소측의 설명이다. 깊은 호흡과 함께 유연한 동작의 연속이지만 실제로는 사용되지 않은 근육은 없을 정도다. 동작 하나하나가 다 장수로 이어지는 춤의 한 부분인 것. 벌써 2년째 배우고 있다는 최경희(49·광주시 광산구 월곡동)씨는 “체조를 하면서 하는 호흡조절로 폐활량이 좋아졌고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좋은 기가 몸에 흐르는 것 같다”며 “배운 내용을 복지관에 가서 노인들께 가르쳐 드리는 봉사를 하고 있는데 춤을 추고난 후 노인들의 표정이 무척 밝아지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우리춤 체조를 배워온 김강림(61·광주시 서구 치평동)씨는 “지난 겨울 눈에 넘어져서 골절상을 입었는데, 일주일에 한번 전통춤을 추는 것이 발 운동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호흡과 몸짓이 일체가 되고, 농사짓는 모습이라든지 나들이 가는 모습을 춤 사위로 응용했기 때문에 누구나 재밌게 즐길 수 있어요. 1년쯤 배우신 회원들은 춤을 배우면서 발견하게 된 자신감을 발견하며 무척 즐거워 하세요.” 초급반 13명과 고급반 17명에게 우리춤 체조를 가르치는 마선희(59)씨는 “나이가 들며 느리고, 정체됐던 삶 속에서 우리춤으로 생동감을 찾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노년기 건강엔 최고”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0년 부터 전국의 복지관을 통해 보급된 우리춤 체조는 100명 이상의 지도자와 5만 명이 넘는 이수자들을 양산했으며 2001년부터, 2000명이 넘는 노인들이 참여하는 우리춤 대회를 치러왔다. 지난해 8월 캐나다 온타리오 런던에서 개최된 ‘노화와 운동 세계대회’ 개막식에 특별시범 공연종목으로 초청되기도 했다. 우리춤 체조는 현재 전국의 노인종합복지관과 사회복지관, 동사무소 자치센터 등에 보급돼 있어 거주지와 가까운 이들 기관을 찾으면 배울 수 있다. 체력과학노화연구소 홈페이지(www.apcri.re.kr)에는 1단계 해맞이춤 동영상이 소개돼 있고 연구소에 전화(02-740-8138)로 우리춤 체조 동작이 소개된 책자를 신청할 수 있다. /서민정기자 viola@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