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곳 많은 소비쿠폰…쓸 때마다 헷갈리네
2025년 07월 24일(목) 20:25
신용카드·선불카드·지역화폐·키오스크 결제 여부 등
같은 브랜드라도 매장마다 달라 이용자 혼란 잇따라
정부가 제공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어디에서나 사용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같은 브랜드 프랜차이즈 매장이라도 사용 여부가 달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직영점·가맹점 여부, 매장 측의 사용처 신청 여부 등에 따라 사용 여부가 갈리고 ‘소비쿠폰 사용 가능’이라는 문구가 붙은 매장에서조차 매장 내부 사정에 따라 키오스크 결제로는 불가능한 곳도 있다. 결국 자기 소비쿠폰을 쓰는데도, 일일이 매장 직원에게 “여기서 써도 됩니까” 물어봐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광주시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이날 기준 광주 지역에서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매장은 8만 7462곳이다.

연 매출액 30억원 이하인 매장에서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지만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프랜차이즈 직영점, 백화점, 유흥·사행업종, 외국계 기업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쉽게 구분되는 건 아니다.

광주시 동구 충장로 스포츠 브랜드 매장 중 ‘나이키’ 매장은 소비쿠폰이 사용 가능하다. 반면, 바로 옆 ‘디스커버리’ 매장은 불가능하다. 비슷한 브랜드 매장이라지만 직영·가맹 여부나 매출 차이 때문이다.

충장서림에서는 쿠폰을 쓸 수 있지만 ‘알라딘’ 중고서점은 불가하다.

패스트푸드 업계의 경우 ‘서브웨이’와 ‘롯데리아’ 등은 가능하지만, 외국계 기업인 ‘맥도날드’와 ‘KFC’에서는 불가하다. 기준이 모호한 경우도 있다. ‘버거킹’은 가맹점인 광주수완점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데, 광주운암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정부 안내와 달리 프랜차이즈 직영점, 가맹점 여부와 무관하게 연 매출로만 사용 가능 여부가 갈린 사례도 있었다.

궁전제과의 경우 충장점은 직영점이지만, 연 매출 30억 원 이하라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

궁전제과 직영점은 충장·두암·염주·진월·운암·수완·월남점 등 8개인데, 이 중 월남·충장·수완점 3곳에서만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 궁전제과 측은 각 지점마다 사용 가능 여부가 다른 이유에 대해 별다른 안내조차 하지 않고 있다.

베비에르 베이커리도 풍암지구는 사용이 어렵고 봉선점, 베비에르빵야 광산구 등 2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생활용품점 다이소도 지점에 따라 사용 여부가 갈린다. 다이소 광주 호대점, 평동점, 월곡점, 문흥점, 비엔날레점 등 가맹점에서는 사용 가능하나, 직영점인 충장로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올리브영은 광주 내 총 40개 매장 중 메가박스광주첨단점(광산구), 광주두암점(북구) 등 2곳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쿠폰을 선불카드형이나 지류형으로 받았을 경우, 사용처는 더욱 좁아진다. 선불카드형의 경우 광주시 지역화폐인 ‘광주상생카드’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지류형의 경우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가맹점 연매출 30억원 미만이라도 소비쿠폰 발급 방식에 따라 사용처가 갈리는 것이다.

매장 직원들조차 쿠폰 사용 여부를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충장로 일대의 보드게임 카페, 성형외과, 액세서리 매장 등 일부 점포에서는 “본사나 사장님으로부터 아직 관련 공지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데이뷰의원, 박승철헤어스튜디오 광산이마트점 등은 카드형으로는 사용 가능하나, 지류형은 받지 않고 있다. 지역사랑상품권과 제휴를 맺지 않아 신용카드, 선불카드만 사용 가능하고 다른 경로로 받은 소비쿠폰지원금은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매장 관계자 설명이다.

‘키오스크’로 결제가 가능한지 여부도 매장 사정에 따라 다르다.

동구 충장로의 와플대학, 점보커피 등은 키오스크에서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으나, 배스킨라빈스 광주충장점에서는 불가능해 카운터 직원을 호출해야 한다. 키오스크 결제 시스템이 결제 대행 업체, 이른바 ‘PG사’에 직접 연결돼 있는 경우 해당 매장이 아닌 PG사의 매출로 기록돼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한편 정부가 민생 회복을 목적으로 지급한 소비쿠폰은 오는 11월 30일까지 광주지역 연매출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유흥업소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광주시는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매장들을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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