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핫플-경기도 양주 장흥유원지] 더위에 지친 당신 떠나라 ~ 자연으로
2025년 07월 23일(수) 20:05
북한산·도봉산 병풍처럼 감싸 안아 ‘국민쉼터’핫스폿
송추계곡, 양옆 소나무 우거져 산바람·물소리에 힐링
장욱진미술관·시립민복진미술관에서 예술 감성 충전
천생연분마을서 농촌체험…송암스페이스센터 별 관측

양주 장흥유원지의 대표 명소인 송추계곡.

도심을 잠시 떠나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내고 힐링하고 싶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북한산과 도봉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양주시 장흥면, 한때 이곳은 국민쉼터로 이름을 떨치던 곳이며 현재는 수도권의 ‘힐링스폿’으로 더 유명하다. 발 닿는 곳 어디든 절경이라 천혜의 자연을 품은 명당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바캉스’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돌기 시작하던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여름이면 이 일대는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리던 인기 피서지였다. 해외여행이 일상이 된 요즘엔 주말을 틈타 가볍게 머리를 식히거나 기분을 전환하려는 ‘힐링족’에게 각광받고 있다. 이들이 자주 찾는 명소들이 소셜네트워크를 타고 전파되며 장흥유원지는 핫플레이스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게다가 한동안 멈췄던 교외선 운행이 올해부터 재개되며 중년에겐 추억, MZ세대에겐 신선한 경험을 선사하는 이색 기차 여행지로도 떠오르고 있다.



◇자연 속에 풍덩 ‘송추계곡’

송추계곡은 장흥유원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통의 명소다. 송추는 소나무와 가래나무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실제 긴 계곡 양옆으로 소나무와 가래나무가 우거져 있다. 시원한 산바람이 계곡을 타고 흐르면 나뭇잎 소리와 계곡물 소리가 화음을 내며 자연의 정취를 한껏 끌어올린다. 예전부터 유명했지만 지금이 더욱 새로운 건 각고의 노력 끝에 자연 그대로의 계곡 원형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한때 계곡을 따라 무질서하게 늘어섰던 음식점과 평상들이 모두 자취를 감추고 계곡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 말 그대로 계곡의 ‘참멋’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계곡 주변으로는 아기자기한 카페도 많아 계곡물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계곡과 자연스럽게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가쁜 숨을 몰아 쉴 정도의 등반도 할 수 있다.

◇‘숲속 미술관1’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는 이중섭, 김환기 등과 함께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개척자로 추앙받는 장욱진(1918~1990) 화백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숲이 우거진 운치 좋은 곳에 미술관이 자리하고 있고 그의 작품 ‘호작도’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된 건물은 저명한 건축상까지 받아 미술관 자체가 작품이란 말이 괜한 말이 아님을 실감케 한다. 2층 건물에는 230여 점에 이르는 장 화백의 작품과 신진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미술관 외부에도 조각공원이 조성돼 각양각색의 현대 조각을 감상할 수 있다. 장 화백이 1964년 경기도 덕소화실 벽에 그렸던 그의 대표작 ‘동물가족’은 벽째 옮겨져 이곳에 전시되고 있다. 특이하게 미술관 부근에는 장흥유원지의 ‘미술관옆캠핑장’이 있어 캠핑의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다.

◇‘숲속 미술관2’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에는 조각으로 우리나라 미술사의 한 획을 그은 민복진(1927~2016) 조각가의 귀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한국 현대 조각의 선구자로 불리는 민 작가는 양주 출신으로 지금까지 국내외 조각가들로부터 존경과 찬사를 받고 있다. 1층과 2층에 마련된 전시실에서는 민 작가의 드로잉, 조각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야외에도 그의 일부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공교롭게 장욱진미술관과 민복진미술관은 대각선상으로 가까이 마주보고 있어 걸어서 두 미술관을 돌아볼 수 있다. 유명 관광지에 두 거장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자리한 점이 특이하고 바로 이 때문에 젊은 미술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우주를 테마로 한 공원인 송암스페이스센터.
◇여행길에 만난 우주 ‘송암스페이스센터’

송암스페이스센터 안내문만 봐도 규모가 예사롭지 않음을 직감할 수 있다. 이곳은 말만 스페이스센터가 아니라 실제로 케이블카로 연결된 천문대에서 우주를 볼 수 있다. 또 시설은 웬만한 놀이공원도 못 쫓아올 수준이다. 센터에 들어서자마자 규모에 놀라고 센터 안에 들어가서는 첨단 시설에 두 번 놀란다. 천문대에 들어가면 국내 최초로 순수 독자 기술로 제작한 대형 망원경에서부터 최첨단 망원경을 통해 신비한 우주를 생생히 들여다볼 수 있다. 눈앞에 펼쳐진 은하계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플라네타리움(Planetarium)이란 영화관처럼 생긴 방에 들어가면 실내 전체를 뒤덮은 화면을 통해 초고화질의 우주 영상을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선 어린이들을 위해 별자리도 알기 쉽게 영상으로 설명해준다. 챌린저러닝센터(CLC)는 아시아 최초로 우리나라에 설립된 우주과학 교육센터로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전 세계 44개 네트워크와 연결돼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는 우주실험에 참여할 수 있다. 이곳엔 이외에도 신기한 시설이 많다.

◇자연에 펼쳐진 미술관 ‘가나아트파크’

장흥 숲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1984년 우리나라 최초로 지어진 사립미술관을 품은 ‘가나아트파크’를 만나게 된다. 개관 당시 이름은 ‘토탈미술관’이었다. 이곳에는 세계적 건축가가 설계한 미술관과 공연장, 아틀리에 등이 곳곳에 있고 대규모 조각공원도 조성돼 있다. 특이한 점은 어린이를 위한 미술전시관과 예술체험관이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가 좋아할만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창작을 체험할 수도 있다. 피카소어린이미술관에는 피카소가 1950년대 제작한 드로잉, 도자, 판화 등 1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조각공원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와 함께 브루델, 조엘 사피로, 마크 퀸 등 해외 근현대 작가들의 조각 작품이 설치돼 있다.

팜스테이를 할 수 있는 천생연분마을에서 재배되는 연꽃. <양주시 제공>
◇도시인의 자연체험 ‘천생연분마을’

장흥유원지 내 작은 유원지로 불리는 일영유원지 인근에는 농촌마을을 체험할 수 있는 ‘천생연분마을’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서는 바쁜 도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목가적인 농촌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 주말 가족들과 와서 고즈넉한 전원풍경을 감상하고 마을에서 마련한 연잎밥 만들기, 천연염색, 전통떡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마을에는 계곡을 따라 자전거 전용도로가 설치돼 있어 가족이 함께 자전거 나들이도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자라는 식물만 1천288종에 달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자연학습장이나 다름없다. 최근 들어 팜스테이가 유행하면서 도시와 가까운 이곳 마을에 가족 단위로 찾는 여행객이 늘고 있어 마을에서는 계절별로 다양하고 색다른 프로그램을 준비해 운영하고 있다.

/경인일보=최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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