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유럽 공장 신설·함평 공장 축소 이전설’에 노조·지역사회 반발
2025년 07월 23일(수) 17:35
광산구의회 지난 22일 성명 내고 반쪽짜리 공장 이전에 반대 목소리
노조 “자금난 이유로 함평공장 늦게짓고, 유럽은 신규투자 이해 안돼”
사측 “3년전부터 논의하고 검토했던 계획안으로 아직 확정된 것 없어”

금호타이어 노조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달 노조의 요구안을 발표하고 있다.<광주일보 자료사진>

금호타이어의 ‘유럽공장 신축 계획과 함평 공장 축소 이전설’이 제기되면서 노조와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23일 광산구의회에 따르면 광산구의원들은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2500여명의 노동자와 2만여 가족의 생계를 외면한 반쪽짜리 공장 이전을 추진하려는 금호타이어의 결정은 무책임한 처사”라면서 “국내 공장 축소·해외 공장 신설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함평 빛그린산단 신공장에 1단계부터 최소 연 600만본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갖출 것”을 요구했다.

구의회는 또 “2021년 단체 협약에서 합의한 연 1400만본 규모의 최종 완공 약속을 지키고 화재 피해가 없는 광주 1공장을 임시 가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금호타이어는 실제 유럽 내 공장 신설을 위해 폴란드와 세르비아, 포르투갈 등을 대상으로 최적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 내 타이어 제조 공장 설립에는 1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며, 공장 가동 초기 연간 600만본에서 공장 안정화 이후 1200만본 생산이 목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사회에선 지난 5월 광주공장 화재 발생을 명분으로, 국내 생산량을 대폭 축소하고 유럽 신규 공장으로 물량을 모두 보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공장 유지에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지만 우려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 폴란드 등 유럽에서는 현지 공장을 지을 경우 국내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렴한 인건비, 우수한 산업 인프라, 세제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광산구의회는 금호타이어측의 유럽 공장 설립 움직임과 관련해 “금호타이어는 광주에서 시작한 향토기업으로 지역과의 동반 성장을 외면하고 이익만을 좇는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의 방향은 새로운 성장 전략이 아닌 지역을 떠나는 탈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도 고용 불안 등을 호소하며 유럽 신규 공장 설립을 반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자금 문제로 함평공장 이전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한편으론 유럽에 새 공장을 짓는다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며 “회사의 입장을 고려해 함평과 1공장을 합쳐 연 950만본의 생산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날부터 광주공장 앞에서 천막 농성에 돌입하고, 노동자 고용 보장을 주장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측은 이에 대해 “유럽 공장 이전은 내년 관세부과를 앞두고 3년 전부터 논의돼 온 것으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추진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며 “대형 화재로 고용 안정을 촉구하는 노동자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국내 공장 축소 등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노동자 고용 안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25일부터 광주공장 화재 피해 주민을 대상으로 보상금 지급을 시작한다.보상접수는 8300여건으로, 피해 복구의 시급성을 고려해 대인 피해 5371건을 우선 심사 중이다. 심사가 완료된 대인 피해 접수 중 보상이 결정된 건에 대해서는 지난 10일부터 유선 연락과 서면 합의를 이어가고 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최승렬 기자 srchoi@kwangju.co.kr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