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핀 인권…장성·무안서도 ‘외국인 노동자 이름 불러주기’ 확산
2025년 07월 23일(수) 20:10
전남 지역에서 ‘외국인 노동자 이름 불러주기’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산업현장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이름이 적힌 안전모를 나눠주는 사업이 시작<광주일보 2024년 11월 27일 7면>된 데 이어 장성, 무안에서도 유사한 사업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장성군은 지난 22일 장성군 남면 딸기 농가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 5명을 대상으로 ‘한글 이름 명찰’을 달아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장성군다문화가족협의회와 협업해 추진된 것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이름이 부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일부 고용주가 ‘야’, ‘어이’ 등 비인격적 표현을 사용하는 실태를 바꾸고 인권 침해를 줄이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장성군은 지역 내 282명의 계절근로자 모두를 대상으로, 이름을 정확히 부를 수 있도록 만든 한국어 개인 명찰을 전달할 예정이다.

무안군도 라오스에서 온 계절근로자 386명, 필리핀에서 온 계절근로자 41명에게 입국과 동시에 농가 인계전 자신의 이름이 뒤에 적힌 조끼<사진>를 제공했다. 이들은 양파, 마늘, 양배추, 쪽파, 고구마 등의 농작물 재배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자신의 이름이 적힌 옷이 농민들과의 유대감을 쌓는 데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라오스 출신 계절근로자 니욤(여·40) 씨는 “작년에는 ‘야!’ ‘야!’라고 불렀는데, 올해는 이름을 불러주는 한국 사람이 많다”며 “열심히 입고 다닌 보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나라 출신 깐타나(여·27)씨도 “등에 적힌 내 이름을 불러주면 당연히 일하면서도 기분이 더 좋다”며 “이제는 주변 어르신들 중에서도 이름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산업현장 이주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한 ‘이주노동자 안전모 지급 및 이름 불러주기’사업도 담양, 광양, 해남 등으로 확대돼 지금까지 총 300여명이 자신의 이름과 국가가 새겨진 안전모를 받았다.

지난 4월 6일에는 담양군에서 40명, 지난달 27일에는 해남군 대한조선에서 100명, 같은달 29일에는 미얀마 출신 노동자 30명이 안전모를 받았고, 광양에서도 지난 6일 70명에게 안전모가 전달됐다.

민간업체인 영암 내 미주산업도 60명의 외국인 노동자에게 이름이 적힌 안전모를 나눠주며 문화 확산에 동참했다.

문길주 전남노동권익센터장은 “이름을 부르는 순간 존중이 시작된다. 지역과 현장 곳곳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노동자 이름 불러주기 운동이 확산하는 건 긍정적인 변화”라며 “오는 9월까지 안전모 지급과 이름 불러주기 활동을 이어가 1000여명에게 추가로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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