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고기압’ 덮친 한반도…최악의 폭염 계속된다
2025년 07월 24일(목) 19:35
광주·전남 괴물폭우 이어 극한폭염…온열질환자 170여명 발생
올 여름 폭염일수 16일째·체감온도 35도 넘고 열대야도 계속
다음 주 중반 이후엔 ‘폭염’과 ‘폭우’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 전망

폭염경보가 발효된24일 오후, 광주 서구 무진대로 일대 도로 위로 뜨거운 열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한반도가 ‘이중 고기압’에 뒤덮이면서 올 여름 최악의 폭염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괴물폭우’에 이어 극한폭염이 광주·전남을 비롯해 전국을 덮친 가운데 한반도 남쪽 필리핀 해상에서 태풍 조짐까지 관측돼 다음주 중반 이후 ‘폭염’ 아니면 ‘폭우’를 맞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예고됐다. 광주·전남지역에서 현재까지 170여명에 달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바다까지 끓어오르면서 여수시에서는 조피볼락(우럭) 긴급 방류 조치가 취해지는 등 피해도 전 부문으로 확산하고 있다.

광주지방기상청은 24일 현재 한반도 상공을 북태평양고기압이 덮고 있는 가운데 티베트고기압까지 우리나라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두 개의 고기압에 둘러싸였다고 설명했다.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고도 5여㎞ 대기 중상층을 덮고 있고, 고온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서쪽에서 세력을 넓혀 이중의 고기압이 형성돼 있는 형국이다.

결국, 고온의 고기압이 중첩돼 한반도 내부의 열이 빠져나갈 길이 없는 상황에서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열이 축적돼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광주·전남을 비롯한 서부 지역은 더위가 증폭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대기 하층의 저기압 영향으로 불어온 남동풍이 백두대간을 넘으면서 고온건조해지는 푄현상 때문이다.

푄현상은 바람이 산을 넘으며 건조해지고 뜨거워지는 현상으로 건조한 공기와 습윤한 공기의 고도에 따른 기온 변화 폭이 달라 발생한다.

이날 진도, 거문도, 초도를 제외한 광주·전남 전역에는 폭염경보가 내려졌으며, 진도와 거문도, 초도에는 폭염주의보가 발령돼 있다.

광주를 기준으로 폭염일수(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는 16일째다.

기상청은 당분간 광주·전남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5도 안팎으로 오르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는 곳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아침최저기온은 22~25도, 낮최고기온은 34~36도로 오르며, 26일도 아침최저기온은 23~26도, 낮최고기온은 33~36도로 무더울 것으로 예상된다.

날씨의 변곡점은 한반도가 태풍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있는 다음 주 중반이다.

남쪽 필리핀 해상에서 해수면 온도가 높아 태풍이 잇따라 생성되고 있다. 기상청은 특히 제16호 열대저압부에 주목하고 있는데, 이 열대저압부는 24시간 내에 제9호 태풍 크로사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태풍 영향권에 들면, 다음주 중반부터 본격적인 날씨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불볕더위’나 ‘폭우’ 두 극단적인 날씨가 예측되고 있다.

태풍이 우리나라로 고온다습한 남동풍을 밀어넣는 상황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에 그대로 머무른다면 폭염이 지속되고, 태풍에 밀려 동쪽으로 물러난다면 고온다습한 공기가 북쪽의 찬 공기와 충돌해 폭우가 쏟아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최소한 다음 달 초까지는 평년 기온을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야외 활동과 외출을 자제하고 식중독 예방을 위해 음식 관리를 철저히 하길 바란다”며 “영유아·노약자·임산부·만성질환자는 온열질환에 걸리기 쉬우니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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