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큰일난다” 고령층 호흡기 질환 공포 확산
2025년 02월 02일(일) 18:40 가가
독감 급증에 폐렴 번져 사망자 증가…“무서워 마스크 못 벗겠다” 토로
광주 1월 화장 예약 급증…외출·외박 금지령에 요양원에서 설 나기도
광주 1월 화장 예약 급증…외출·외박 금지령에 요양원에서 설 나기도
설 연휴 이후 광주·전남 지역 고령층 사이에서 호흡기 질환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일교차가 크고 추운 날씨에 면역력이 떨어진데다 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급증하고 폐렴으로 번지는 사례까지 잇따라 호흡기 질환에 취약한 고령층 사이에서 “무서워 마스크를 못 벗겠다”는 토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설 명절 연휴 기간 광주지역 요양병원에서는 소위 외출·외박 금지령까지 내려졌다.
정종순(여·90)씨는 지난 설 연휴에 요양원에서 “웬만하면 외출, 외박을 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듣고, 가족들을 만나지 않고 요양원 내에서 설 명절 연휴를 보냈다. 요양원 측에서 할머니들이 요즘 유행하는 독감에라도 걸리면 큰일이라면서 외출, 외박을 삼가달라고 전해 왔기 때문이다.
정씨는 “설날에 같은 방 5명 할머니 한 명도 안나가고 요양원에 있었다. 괜히 나갔다가 독감 걸려와서 다 옮기면 어쩌나 싶어 걱정됐다”며 “손자가 곧 결혼한다고 예비 손자며느리를 데려왔는데, 같이 나가서 밥이라도 먹고 싶었지만 혹시 몰라 20분 면회만 했다”고 하소연했다.
김옥임(여·75)씨는 최근 외출 시마다 마스크를 꼭 챙기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말부터 독감이 유행해서 가족들이 마스크를 쓰라고 당부하기도 했고, 독감에 걸려 크게 아팠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커졌다는 것이다.
김씨는 “불편해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이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 노인들이 독감 한 번 잘못 걸리면 큰일 난다”며 “코로나19 때와 똑같다. 미리미리 조심해서 건강을 챙겨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최근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독감 등 치명적인 호흡기 질환이 더욱 확산하는 추세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간한 ‘해외감염병 발생동향’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은 지난해 12월 49주차(2~8일) 7.3명, 50주차 13.6명에 머물다가 51주차에 31.3명, 52주차 73.9명, 올해 1월 1주차 99.8명, 2주차 86.1명으로 급증했다.
1월 3주차는 57.7명으로, 이번 절기 유행기준(8.6명)보다 매우 높은 수준으로 아직 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고령층(65세 이상) 의사환자 분율은 12월 51주차 6.3명, 52주차 20.3명, 1월 1주차 35.1명, 2주차 35.2명, 3주차 21.6명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이 폐렴으로 번져 고령층 사망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 동안 화장 예약 건수가 급증했다.
광주시 영락공원에서는 3일장을 기준으로 당일로부터 이틀 뒤 화장을 예약하는 인원을 세어 화장장 여유분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지난 1월 ‘이틀 뒤 예약분’이 매일 38~39건에 달하는 등 여유분이 부족한 경우가 잇따랐다는 것이다.
지난해 영락공원의 하루 평균 화장량은 32~33구였던 것에 비해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이 때문에 광주시는 지난달 25일부터 독감 유행이 회복될 때까지 영락공원 화장시설을 확대 운영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전문가들은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고, 늦더라도 예방주사를 꼭 맞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고령층은 기침, 고열 등 증세가 없더라도 식욕부진, 기력저하 등 증상을 느꼈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김원영 우리들내과 원장은 “명절 동안 강하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한데, 특히 재작년에는 1년 넘게 독감이 유행한 적도 있으므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며 “어르신들은 독감에 걸려도 면역체계가 약해 고열조차 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입맛이 없고 기력이 떨어진다면 병원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일교차가 크고 추운 날씨에 면역력이 떨어진데다 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급증하고 폐렴으로 번지는 사례까지 잇따라 호흡기 질환에 취약한 고령층 사이에서 “무서워 마스크를 못 벗겠다”는 토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종순(여·90)씨는 지난 설 연휴에 요양원에서 “웬만하면 외출, 외박을 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듣고, 가족들을 만나지 않고 요양원 내에서 설 명절 연휴를 보냈다. 요양원 측에서 할머니들이 요즘 유행하는 독감에라도 걸리면 큰일이라면서 외출, 외박을 삼가달라고 전해 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불편해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이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 노인들이 독감 한 번 잘못 걸리면 큰일 난다”며 “코로나19 때와 똑같다. 미리미리 조심해서 건강을 챙겨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최근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독감 등 치명적인 호흡기 질환이 더욱 확산하는 추세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간한 ‘해외감염병 발생동향’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은 지난해 12월 49주차(2~8일) 7.3명, 50주차 13.6명에 머물다가 51주차에 31.3명, 52주차 73.9명, 올해 1월 1주차 99.8명, 2주차 86.1명으로 급증했다.
1월 3주차는 57.7명으로, 이번 절기 유행기준(8.6명)보다 매우 높은 수준으로 아직 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고령층(65세 이상) 의사환자 분율은 12월 51주차 6.3명, 52주차 20.3명, 1월 1주차 35.1명, 2주차 35.2명, 3주차 21.6명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이 폐렴으로 번져 고령층 사망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 동안 화장 예약 건수가 급증했다.
광주시 영락공원에서는 3일장을 기준으로 당일로부터 이틀 뒤 화장을 예약하는 인원을 세어 화장장 여유분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지난 1월 ‘이틀 뒤 예약분’이 매일 38~39건에 달하는 등 여유분이 부족한 경우가 잇따랐다는 것이다.
지난해 영락공원의 하루 평균 화장량은 32~33구였던 것에 비해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이 때문에 광주시는 지난달 25일부터 독감 유행이 회복될 때까지 영락공원 화장시설을 확대 운영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전문가들은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고, 늦더라도 예방주사를 꼭 맞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고령층은 기침, 고열 등 증세가 없더라도 식욕부진, 기력저하 등 증상을 느꼈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김원영 우리들내과 원장은 “명절 동안 강하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한데, 특히 재작년에는 1년 넘게 독감이 유행한 적도 있으므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며 “어르신들은 독감에 걸려도 면역체계가 약해 고열조차 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입맛이 없고 기력이 떨어진다면 병원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