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픔 보듬고 진상규명 앞장 ‘오월정신 구심점’
2024년 05월 13일(월) 20:15
5·18 자랑스런 한국의 역사
3. 5·18기념재단 30주년
<상> 5·18 명예회복 계기 마련
기금·보상금 등 출연 1994년 설립
책임자 처벌·특별법 제정 큰 역할
5·18 정신 지구촌 곳곳 전파하고
DB·아카이브 등 역사 기록 구축
민주·대동정신 계승 발전에도 힘써

13일 오전 광주시 북구 운정동 5 ·18민주묘지를 찾은 화순제일중학교 학생들이 오월영령을 참배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1980년 계엄군의 군홧발에 짓밟힌 광주에서는 오월의 진실을 알리고 정신계승을 위한 구심점의 역할을 할 뚜렷한 단체는 없었다.

5·18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금기였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항쟁을 거치고 6·29 선언이 발표된 후에야 5·18의 진상규명과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움직임이 비로소 싹텄다.

전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봤던 1988년 국회 광주청문회가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5월 재단 설립의 필요성이 대두됐지만 누구하나 섣불리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면서 민주화운동 관련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 ‘5·18민중항쟁동지회’와 ‘(가칭) 5·18기념재단설립준비위원회’가 각각 재단 설립을 준비하면서 2개의 재단이 출범할 뻔 하는 등 5·18관련 단체간 갈등으로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통합 재단 설립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며 5·18민주화 운동 14년 만인 1994년 8월 30일 재단은 모습을 갖추게 됐다. 바로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5·18기념재단이다.

재단의 탄생은 5·18정신을 이어가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한 광주 시민을 포함한 국민기금과 민주화운동 관련 구속자·부상자·유가족이 정부로부터 받은 보상금을 출연한 결실이었다.

설립 초기 재단의 활동은 5·18학살책임자 처벌과 5·18특별법 제정 운동을 위주로 진행됐다.

광주시 동구 대인동 신평회관에 첫 터를 잡은 재단은 학살책임자 처벌을 위해 범국민 서명운동 등을 펼쳤다. 이런 노력은 1995년 ‘5·18학살책임자처벌특별법’ 제정과 1997년 전두환 무기징역, 노태우 17년형 등 관련자 처벌 확정으로 이어졌다.

5·18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되고 새로운 5·18묘지가 준공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재단은 교육·문화·연대·기념사업 등으로 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장기적 사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1년 재단이 현재의 5·18기념문화센터로 이전하고, 2005년 정부 예산이 배정되기 시작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또 재단은 5·18세계화를 통한 전국화를 이룩하고자 국내·외 교류연대사업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아 민주화를 염원하는 제3국에서는 5·18이 ‘민주주의의 교과서’로 불리기도 하는 성과를 냈다.

교육사업도 기존 장학사업 위주에서 벗어나 청소년 체험학습, 교육자 양성, 공교육 지원 사업 등으로 다양화됐다. 이는 젊은 세대와 함께 5·18정신을 미래로 계승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이밖에도 재단은 5·18 관련 자료의 수집과 발굴, 활용에 관한 사업을 주도했다.

지난 1999년 광주시의 인력 지원을 받아 ‘5·18피해자실태파악 및 관련자 증언채록사업’을 시작했던 재단은, 2001년 5·18기념문화센터로 이전한 것을 계기로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구술채록사업, 해외동포운동사 자료수집사업을 비롯해 DB·웹아카이브 구축도 함께 이뤄졌다. 축적된 기록물과 진실조사사업은 201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5·18기록물이 등재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2012년에는 5·18기록관이 공개되어 시민들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당시 상황을 기록을 통해 접할 수 있게 됐다.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가 끊이지 않으면서 진실조사와 가짜뉴스 대응 사업도 지속했다.

지난 2018년에는 재단에 ‘고백과 증언 센터’가 설치되는 등 진실조사사업이 진행되면서 전일빌딩 헬기 사격 진상규명, 행방불명자 찾기, 암매장 추정지 발굴, 5·18 성폭력 조사 등에 앞장서 대처했다.

박강배 재단 상임이사는 “올해 30주년을 맞는 5·18재단은 과도기에 놓여 있다”면서 “5·18 50주년을 앞두고 광주정신이 미래세대로 계승되도록 전기를 마련해야할 변화의 시기”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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