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성범죄 특화상담소 박다현 소장 “피해 고민 말고 도움 요청하세요”
2022년 03월 14일(월) 22:10
광주에 문 연 디지털성범죄 특화상담소
의료·법률지원·수사 상담·피해 영상물 삭제 지원
전문 상담원 6명 상주…치유회복 프로그램 연계

박다현(왼쪽) 광주 디지털성범죄 특화상담소 소장이 여성 인권 운동을 하고 있다. <광주 디지털성범죄 특화상담소 제공>

“최근 디지털 성범죄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인에 의한 불법촬영 및 유포, 공공장소 등에 설치된 불법 카메라, 몸캠 피싱 등 그 유형도 다양하죠. 성범죄 피해를 입은 건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피해 사실을 알았을 때 주저없이 상담소에 연락주세요. 저희가 함께 고민하고 싸워 드리겠습니다.”

광주시 디지털 성범죄 특화상담소(이하 상담소)가 이달 초 문을 열었다.

이곳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지역 단위로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하는 여성가족부 시범사업 ‘디지털 성범죄 특화 프로그램 지원사업’을 통해 운영된다. 지난해 7개 시·도에서 운영됐으며, 올해는 광주, 인천, 대전, 충북으로 확대돼 전국 총 11개 상담소가 운영 중이다.

운영은 공모에서 선정된 광주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가 맡았다.

박다현 광주 디지털성범죄 특화 상담소장은 “심층 상담뿐 아니라 수사 동행, 법률·의료 서비스 연계, 피해 영상물 삭제까지 도움을 드린다”며 “또 치유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해 정서적 지원 등을 함으로써 빠른 일상회복을 돕고 있다”고 소개했다.

상담소는 허위 영상물,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등 불법 촬영물이 공유되고 있는 사이트에 직접 삭제도 요청할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불법 촬영물 등 신고·삭제 요청기관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박 소장에 따르면 상담소는 불법 촬영물이 유포된 초기 시점에서 빠르게 삭제 요청을 하는 ‘초기 진화’ 역할을 맡는다. 이후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연계해 지속적으로 유포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삭제 지원을 계속한다.

“그간 디지털 성범죄 피해는 서울에 위치한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디지털 기반에 대한 이해나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특수성 때문이었죠. 광주 상담소가 생겨 광주 시민들에게도 세심한 피해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상담소에서는 총 6명의 상담원이 활동하고 있다. 모두 성폭력 전문 상담원으로, 디지털 성폭력 피해 지원에 대한 디지털 리터러시 등 역량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박 소장은 “피해자들이 지난 아픔을 털고 일상을 회복하는 데 든든한 지지자가 되고 싶은 마음 뿐이다”며 “상담원들의 디지털 성범죄 대응 능력을 키우고, 치유 회복 프로그램도 끊임없이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자신을 알아볼까 하는 높은 불안감을 갖고 있습니다. 상담소에 전화 주시는 분들이 이름을 말씀해주시는 것도 꺼려하실 때가 있습니다. 상담소는 보안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두려워 말고 도움을 요청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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