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이 되고 싶어요. 갈등이나 분쟁을 조율하고, 더 나은 길을 선택할 수 있게 설득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45살이 되면 교육부장관이 돼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는 교육제도를 만들어보고 싶은 꿈도 있습니다.”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이야기한 최연우(18·목포 영흥고 3년)양은 지난 1월 전남도가 도올 김용옥 선생을 초빙해 개최한 ‘전남인재학당’에 참석한 뒤 자신의 미래를 분명히 정했다.

“도올 선생께서 교육은 진정성과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의 교육제도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부모의 부유함이나 스펙이 아닌 학생들의 능력과 잠재성이 존중받는 교육 시스템을 정립해보고 싶어요.”

영흥고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최양은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 학교 측과 ‘두발자유화’ 협의를 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귀밑 10cm까지만 머리카락 길이를 허용한 학교 측과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명찰 높이까지 타협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최양은 ‘두발자유화의 필요성’을 주제로 논문을 써 화제가 됐다. 논문은 서론 ‘두발 규정 현황 및 학생들의 불만’, 본론 ‘두발 자유화가 이뤄져야 하는 근거’, 결론 등으로 구성했다. 특히 최양은 목포의 전 고등학교의 두발 규정을 조사하고, 이를 표로 정리해 교사들을 놀라게 했다.

“제 주장을 논리있게 정리해 선생님들을 설득해보고 싶었습니다. 두발 규정이라는 것 자체가 일제강점기의 억압 정책의 산물이기도 하고요. 다만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는 ‘단정함’에 대해서도 동의하는 부분도 있어서 무엇인가 타협책을 찾아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 측과 상의를 거쳐 마련한 새로운 두발 규정에 대해서 아직 학생들의 의견 수렴을 하지 못해 조심스럽다는 최양은 이미 인생 계획도 거의 짜놨다.

“대학을 졸업한 뒤 다양한 직업들을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실제로 경험해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의 차이는 너무도 크기 때문이죠. 어느 정도 제가 만족할 정도의 수준이 되면 그 때부터 제도권 정치에 뛰어들어볼 생각입니다.”

최양은 최근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의 강의를 자주 듣는다. 사람의 생각을 읽고, 이를 받아들이며, 상대방에게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능력을 키우고 싶기 때문이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정치가 해야할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환류(feedback)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그에 대해 진솔하게 답변하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글=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