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전남도의 핵심 정책 중 하나는 ‘새천년 인재육성 프로젝트’다. 미래 발전이든 새천년 도약이든 결국 사람이 해야 한다는 점에서 선결 과제는 인재를 육성하고 정착시키는 일이다.

특히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허덕이고 있는 전남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전남도는 잠재력을 갖춘 다양한 인재를 발굴·지원해 세계를 선도하는 ‘전라남도’를 실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2020년부터 매년 100억원의 예산으로 14개의 세부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예능인재 키움, 가족 캠프, 전남 인재 학당, 무한도전 프로젝트, 글로벌 체험캠프, 대학생 비전 캠프, 도비유학생 지원, 산업인재 현장연수, 전남스타 200인 육성, 선도인재 육성 아카데미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엄격한 심사를 거쳐 9개 분야 926명의 ‘으뜸인재’를 발굴한 전남도는 우선 77명의 인재에 대한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19일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전남인재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승찬, 박기훈, 추민규, 김지성, 최연우, 윤이나, 최영홍, 정예주.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일보는 지역 전체가 인재를 아끼고, 발굴하며, 지원하고, 그들이 지역에 정착해 봉사하며 지역 발전을 이끄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전남도가 발굴한 전남의 인재들을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편집자주>

“진도 팽목항에서 돌아가신 분들을 생각하며 ‘천 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노래를 불렀어요. 듣고 계시던 부모님들이 다음에도 다시 불러달라고 하셨을 때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전남도가 ‘예능인재’로 선정한 최영홍(11)군은 “그냥 노래 부르는 것이 좋은” 해남 북일초등학교 5학년이다. 깊은 슬픔이나 애절함을 가사와 리듬에 담아내기는 어린 나이이지만, 최군의 노래를 듣는 이들은 깊은 감동을 느끼며 꼭 다시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한다.

부산 출생으로 부모님을 따라 해남으로 이사온 최군은 해남, 목포 등의 행사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노래보다 수학과 통계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실 노래를 부르는 것이 즐겁고, 주변 사람들이 칭찬을 해주기 때문에 계속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수학책을 더 자주 봐요.”

통계를 내는 것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그만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대부분 그렇듯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가수에서 증권분석가로 바뀌었다.

최군의 부모는 억지로 연습시키거나 특정 노래를 부르도록 강요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무대에 맞춰 자연스럽게 곡목을 최군이 선정하도록 돕고 최대한 그 선택을 존중해준다.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로 시작되는 천 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노래는 임형주님이 우리나라에 소개한 곡인데요. 세월호 추모행사에서 자주 불려졌습니다. 저도 꼭 한 번 불러보고 싶었어요.” 노래가 듣는 사람에게 감동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매력적이라는 최군은 “전남이 음악이나 미술 등 예술을 누구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군은 코로나19 사태가 조금 잠잠해지면 더 많은 곳에 공연을 다니며 친구들을 사귈 생각이다. 지금 다니고 있는 해남 북일초는 올해로 개교 98년을 맞이했으나 갈수록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올해 전교생이 29명까지 감소했다.

“저와 비슷한 고민과 생각, 능력을 가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함께 공연을 준비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부족한 것도, 배워야 할 것도 더 많은 것 같은데 친구들과 함께 하면 외롭지 않을 것 같아서요. 제가 다니고 있는 해남 북일초에 많은 학생들이 전학왔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