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상 색, 채의 건축술 김택상 외 지음
2020년 06월 19일(금) 00:00
김택상은 단색화 전통을 새롭게 잇는 대표 화가라는 수사가 따른다. 또한 “‘포스트 단색화’ 또는 ‘단색화 1.5세대’라는 평단에 분류에 안주하지 않고 기존 단색화 담론을 넘어서는 더 투명한 미의식의 세계를 자신의 작품과 독특한 방법론을 통해 모색하는 작가”로도 통용된다.

출판사 수류산방에서 ‘아주까리 수첩’ 시리즈 네 번째로 발간한 ‘김택상 색, 채의 건축술’은 김택상과 석학 홍가이, 미술평론가 김원식이 저자로 참여했다. 옛 노래 제목인 ‘아주까리’는1942년 조명암이 작사한 노랫말 ‘섬 떠난 그이의 손에 아주까리 먹인 수첩이 쥐여 있기나’에서 보듯, 보이지 않는 사람 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책은 올해 1월 열렸던 ‘색과 빛 사이에서’의 발표작을 중심으로 작업실 풍경과 제작 과정, 2019년 웅갤러리 개관전 ‘담색물성’ 출품작 등 근작을 밀도있게 소개했다. 알려진대로 김택상은 캔버스에 색을 칠하는 대신 캔버스 천에 색 입자가 오랜 시간 스며들거나 침전되게 작업을 하는 작가다.

이번 책은 작품을 보여주는 방식, 즉 다른 시각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마디로 “평면회화를 입체적인 오브제로, 하나의 작품을 필름의 시퀀스로, 바꾸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책에는 두 편의 평문과 두 편의 소개글이 수록돼 있다. 김택상의 작품을 오래 전부터 ‘담화’로 명명했던 홍가이 박사는 “예술은 내가 좋아하는 이에게 이걸 봐! 재미있지? 어때? 하고 말을 건네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김원식 평론가는 ‘빛과 색: 색채의 공간성과 장소성’이라는 글에서 ‘텍토닉’한 속성을 포착한다. 건축의 기술적 측면과 예술적 측면을 연결하는 개념인 텍토닉이 김택상의 작품이 지니는 특징이라는 것이다. <수류산방·3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