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 소개 ‘미디어 셀러’ 인기 지속
2020년 06월 17일(수) 00:00
상반기 도서판매·베스트셀러 분석
‘아몬드’ ‘시간을 파는 상점’
청소년 소설 판매도 증가
과학·경제책 코로나 수혜
코로나 19의 확산이 전 세계 이슈를 블랙홀처럼 삼킨 가운데, 상반기 독서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집콕이 늘면서 오프라인 서점 방문객이 현저히 줄었으며 서점가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독서모임도 중단됐다. 언텍트 시대 신규 독자들의 온라인 주문이 는 것은 오늘의 현상을 반영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위기의 시대 독자들은 검증된 도서를 찾았다. ‘데미안’, ‘페스트’, ‘작은 아씨들’, ‘멋진 신세계’ 등 고전이 다수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이 같은 결과는 교보문고가 ‘2020년 상반기 도서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 분석’에서 나타났다.

한국소설 중에는 젊은 작가의 작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강화길 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김초엽), ‘일의 기쁨과 슬픔’(장류진) 등의 작품이 소설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특히 ‘한 학기 한 권 읽기’ 확대 시행과 홈스쿨링 영향으로 청소년 소설의 판매도 증가했다. 손원평의 ‘아몬드’, 김선영의 ‘시간을 파는 상점’ 등 소설이 약진했다.

역사와 관련된 책은 대중매체에 소개되면서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무기와 병균, 금속이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지를 조명한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가 TV예능 소개로 다시금 베스트셀러 1위로 올라섰다. 서울대 도서관 대출 순위 1위에 올라 역주행 하는 등 추천도서로 꼽힐 만큼 스테디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또한 ‘징비록’, ‘단테의 신곡’, ‘하멜표류기’, ‘한중록’ 등도 TV를 통해 재조명되면서 역사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정치사회 분야 책도 대중 매체를 통해 소개된 미디어셀러가 강세를 보였다. 예능 프로에 소개된 팀 마샬의 지리가 어떻게 개인의 운명과 세계사를 좌우하는가를 조명한 ‘지리의 힘’이 인기를 끌었다. 일자리에 대한 통찰을 담아낸 제러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도 주목받았다.

인터파크 또한 올 상반기에는 책 교양 프로그램에 언급된 책들이 역주행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미디어셀러에 대한 독자들이 관심이 여전히 높다는 방증이다. 특히 tvN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는 고전 스테디셀러를 알기 쉽게 풀어내는 독서 프로그램으로, 상반기 차트 역주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우주의 탄생과 은하계의 진화 등을 고찰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역사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이한 설민석의 ‘설민석의 삼국지’, 보통 사람과는 다소 다른 이들의 독특한 임상 기록인 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를 기술한 한스 로슬링의 ‘팩트 풀니스’ 등이 주목받았다.

언급한 대로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과학 관련 서적도 예년보다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코로나 19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면서 ‘바이러스 쇼크’, ‘바이러스 폭풍의 시대’와 같은 책의 판매가 급증하며 관련 도서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또한 경제 위기 속 재테크 관련 책이 ‘코로나 수혜’를 입으며 관심을 받았다. 세계경제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독자들의 선택과 무관치 않은 대목이다. ‘내일의 부’ 시리즈, ‘금융위기 템플릿’ 등 재테크 전략을 모색한 책들의 인기가 높았으며 주식 투자와 관련된 ‘존 리의 부자되기 습관’,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등이 각광을 받았다.

인터파크도 ‘존 리의 부자되기 습관’을 필두로 투자와 재테크 분야 도서 판매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가격이 폭락한 주식을 사들이는 형태를 빗댄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주식 관련 책들도 관심을 끌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동 관련 책들도 꾸준히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흔한남매’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린 ‘흔한남매’ 시리즈가 마니아 독자층을 형성하며 화제를 모았다. 시리즈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대중의 관심을 반영하는 책도 꾸준히 사랑받았다. 특히 ‘펭수, 디 오리지널’, ‘펭수 펭아트 #컬러링북’이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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