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마크 해리슨 지음, 이영석 옮김
2020년 06월 12일(금) 00:00 가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세계의 시간을 19세기 후반으로 후진시켜버린 느낌이다. 국제 협조는 느슨해지고 세계보건기구 역할 또한 미미하다. 각국은 자국의 입장과 이익에 따라 국경 폐쇄, 무역 중단 등 ‘격리’를 취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21세기 세계 질서 재편과 맞물려 지구촌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미래의 역사는 21세기의 시간을 코로나 사태 이전과 이후로 나눌 것 같다. 그만큼 코로나의 파괴력은 깊고 넓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언택트’라는 낯선 용어는 일상을 바꾸는 것은 물론 친숙한 말이 됐다.
14세기 페스트에서 콜레라, 황열별, 조류 독감, 21세기 사스와 메르스까지 전염병을 다룬 책이 발간됐다. ‘전염병과 근대 세계’의 저자인 마크 해리슨 영국 옥스퍼드 교수가 펴낸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는 전염병과 무역이 빚어낸 21세기 세계화를 조명한다.
1860년대 영국 의사 윌리엄 버드는 전쟁과 무역을 역사의 ‘전제자’로 꼽았다. 두 요인이 역병을 낳고, 그로인해 역사의 흐름이 바뀐다는 논리다. 19세기 중반 콜레라나 황열병 확산 뒤에는 노예무역을 비롯한 국제교역과 노동 이주가 있었다는 것이다.
전염병이 세계화에 부정적 영향만을 끼친 것은 아니다. 한 나라 힘만으로는 대처가 불가능해지면서 국제협력시스템을 이끌어낸 적도 있다. 1907년 전염병 정보 수합 및 통지 업무를 담당할 ‘국제공중보건국’이 파리에 설립됐는데, WHO의 전신이다.
작금의 코로나 19 사태는 국제 공조를 토대로 새로운 방역 방식과 제도를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겼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접근법이 요구된다 하겠다.
<푸른역사·3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14세기 페스트에서 콜레라, 황열별, 조류 독감, 21세기 사스와 메르스까지 전염병을 다룬 책이 발간됐다. ‘전염병과 근대 세계’의 저자인 마크 해리슨 영국 옥스퍼드 교수가 펴낸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는 전염병과 무역이 빚어낸 21세기 세계화를 조명한다.
작금의 코로나 19 사태는 국제 공조를 토대로 새로운 방역 방식과 제도를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겼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접근법이 요구된다 하겠다.
<푸른역사·3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