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간이 변하고 있다.

이전에는 학교가 오로지 학생들이 학습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학생 수 감소로 남는 교실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거나 학생과 지역주민이 함께 활용하는 복합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학교는 지역주민들에게 접근성도 좋고,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활용 가능한 공간이 늘고 있어 복합화 시설을 만드는데 유리하다. 이처럼 학교가 교육공간을 넘어 지역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이용하는 복합시설로 탈바꿈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정부는 학교시설복합화 사업으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생활 SOC확충에 총 30조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학교복합시설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한편 전국적으로 학교시설복합화사업 대상지로 11개 학교를 선정했다.

광주시 북구도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의 학교부지를 활용한 복합화 사업에 공모해 ‘반다비 복합체육센터’가 선정되는 성과를 냈으며, 올해부터 3년간 13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사업 대상 지역인 두암동은 광주시 7개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중 5개 단지 7120세대가 거주하고, 북구 장애인의 26%인 5647명이 거주한 지역이다. 특히 65세 이상 어르신이 전체인구의 20.7%인 1만5665명이나 거주하고 있지만, 체육시설 등 생활 편익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지역으로 꼽힌다.

주민들은 이 같은 거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주민협의회의를 구성하고, 두암·풍암동 주민 2만 5000여 명의 서명이 담긴 주민동의서를 북구에 제출하기도 했다.

구도심인 두암동의 열악한 생활 편익시설 개선을 고민하던 북구도 주민과 뜻을 같이하고, 대정부 설득 등을 통해 복합체육센터 유치에 성공했다.

북구는 두암동 삼정초 부지를 활용해 4000㎡(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생활밀착형 인프라인 복합체육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센터 1층은 일반인과 장애인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과 휴게실, 2층은 헬스장과 다목적실, 공동육아나눔터를 마련해 체력단련과 동시에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지하 1층은 주차장이 조성된다.

북구는 체육센터 공사시 학생의 안전을 고려해 당초 학교 출입구를 수영장 주 출입구와 주차동선을 별도 분리하고, 학생의 학습권 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체육센터와 학교시설도 완전 분리할 계획이다.

북구는 이번 사업에 대한 학부모 민원을 방지하고, 절대적 동의를 얻기 위해 광주시교육청과 함께 학부모 대상 설명회 등을 강화하고 있다.

시 교육청은 지난 6일 삼정초에서 학부모 간담회를 갖고 ‘2021학년도 신입생을 받지 않고 현재 재학생이 모두 졸업할 때까지는 학생 재배치나 학교통합을 논의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학부모들에게 전달했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학부모들이 자녀 재학 중 학교 통폐합 등을 우려하고 있어서다.

북구도 19일 두암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삼정초 ‘반다비 복합체육센터 학부모 설명회’를 열고 사업 취지와 추진 과정시 학생들의 안전 확보방안 등을 설명하는 한편 학부모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사업에 반영하기로 했다.

문인 북구청장은 “반다비 복합체육센터가 주민들의 건강한 삶과 학생들의 교육활동의 질을 더욱 높이고 평생교육 및 문화생활을 지원하는 곳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