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방침을 밝힌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전남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17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달 10일 윤병태 정무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대응 테스크포스(TF·특별팀)를 꾸렸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총선 기간 광주를 방문해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을 위한 국토교통부의) 용역이 거의 끝났다.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전남도는 정부의 이른바 혁신도시 시즌 2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준비에 나선 것이다.

TF는 공공기관 이전 관련 정부 동향 파악, 전남도 유치 논리 개발, 유치 목표 기관 유치 활동 등에서 역할을 맡는다. TF에는 정책기획관실, 건설교통국, 광주·전남연구원이 참여한다. 노무현정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이민원 광주대 교수 등 외부자문단도 힘을 보탠다.

전남도는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서 지역별 공공기관 총량(기관 수) 차이를 집중 부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공공기관 유치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제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가 타시도 혁신도시보다 유치 공공기관 수가 적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전남도는 올 3월 기준 기획재정부 지정 전국 공공기관은 모두 363개로 파악하고 있다. 수도권 156개(43%), 충청권 86개(23%), 영남권 74개(20%), 호남권 29개(8%), 강원도 13개(4%), 제주도 5개(1%)의 분포다. 전남도는 지난 3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충청권의 혁신도시 지정 및 공공기관 유치가 가능해진 점도 주요 변수로 보고 살피기로 했다.

TF는 또 향후 회의에선 전남도가 유치 희망 공공기관 목록에 올려둔 23개 기관의 적절성 및 개별 유치 전략도 다듬을 계획이다. 전남도는 지난해 1차 이전기관과의 연관성이 높은 15개 공공기관과 지역 비교 우위 자원을 바탕으로 활용도가 높은 8개 기관을 유치 희망 공공기관으로 잠정 결정했다.

전남도가 유치를 희망하는 23개 공공기관은 ▲에너지 분야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5개 기관 ▲농생명 분야 식품안전정보원 등 2개 기관 ▲문화예술 분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 5개 기관 ▲정보통신 분야 (재)한국우편사업진흥원 등 3개 기관 ▲해양수산 분야 해양환경공단 등 3개 기관 ▲환경 분야 한국환경공단 등 5개 기관이다.

소영호 전남도 정책기획관은 “전남도의 유치 목표 및 광주시와의 공동 TF 구성 여부는 이전 대상 공공기관 규모, 공공기관 배정 방법 등 정부 방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대상 공공기관 규모와 관련해 이해찬 대표는 지난 2018년 “122개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이민원 참여정부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정부출자·투자회사를 포함하면, 지방 이전 대상 공공기관이 500여개에 이른다”고 밝힌바 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