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적중’ 2019시즌을 보낸 광주FC 박진섭 감독이 2020시즌 ‘젊은 반란’을 꿈꾼다.

K리그2 우승팀 광주가 지난 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대전시티즌을 상대로 2019시즌 최종전을 치렀다.

앞선 홈 폐막전에서 전남드래곤즈에 1-2로 홈 첫 패를 기록한 광주는 이날 경기도 1-3으로 내줬다. 첫 연패로 시즌이 끝났지만 광주 사령탑 박진섭 감독에게는 미래를 그린 세 경기, ‘예상 적중’의 해였다.

최종전이 끝난 뒤 박 감독은 “마지막 경기이자 경기 안 나갔던 선수들의 시험장이었다. 동기부여가 떨어진 것도 있고 그동안 경기를 안나가서 그런지 선수들이 몸이 안 좋았다. 나중에 집중력도 떨어졌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하지만 “나이 어린 선수들이 앞선 수원전도 그렇고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만족스럽다. 내년 스쿼드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특히 정현우와 손민우가 경기 많이 못 뛰었는데 훈련 열심히 해왔고, 자신감도 있었다. 내년 활용 방안을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33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한 박 감독은 이후 세 경기를 통해 광주의 ‘젊은 힘’을 확인했다.

34라운드 수원FC전에서 펠리페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교체해 들어간 김정환이 멀티골을 터트렸고, 엄원상도 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최종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손민우와 기회를 얻은 정현우도 어필 무대를 가졌다.

박 감독은 “아직 부족한게 많지만 결과는 예상대로 잘 풀렸다. 승격이 1번이었다. 내가 여기 온 이유는 승격을 하기 위해서다. 우승을 하든 2, 3등을 하든 승격이 목표였는데 그걸 이뤄서 100점을 주고 싶다”며 “작년을 지나면서 선수들이 좋아졌다. 동계훈련도 잘했고 밑에 선수층도 두텁다 보니까 쉽게 흔들리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초반에 어느 상대와 붙어도 할 수 있다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19경기 연속 무패로 승승장구했던 광주는 20라운드 안양 원정에서 1-7 대패를 당했다. 하지만 이어진 수원FC전 승리로 위기를 넘기며 21승 10무 5패(승점 73)라는 승격 시나리오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박 감독은 “3월에 시즌 계획서를 내면서 21승 10무 5패를 썼다. 그래야 승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그 자료를 보는데 소름이 돋았다”고 웃었다.

또 다른 목표 설정에 앞서 박 감독은 선수 구성과 공격 루트 개발에 우선 신경 쓸 생각이다.

“체크하고 싶었던 선수들이 있었다. 책임감 가지고 해줬으면 했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 선수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선수단 변화는 많지 않을 것 같다. 기존 선수에 필요한 자리를 보강하는 선이 될 것 같다”며 큰 틀을 언급한 박 감독은 “펠리페에게 집중이 된 경기가 많았다. 공격 부분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광주에서 두 번째 해 승격 목표를 이룬 박 감독은 잠시 축구를 내려놓고 충전의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박 감독은 “시즌이 끝나서 아쉽기도 하고 내년을 생각하면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두렵기도 하다. 당분간 조금 쉬려고 한다”며 “2주간의 훈련도 스트레스, 압박감 내려놓고 즐기려고 한다. 즐기면서 내년 시즌을 구상해가겠다”고 밝혔다.

/대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