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아파트 분양가격이 3주일만에 또 다시 경신됐다. 이번에는 남구 봉선동 ‘남양휴튼 엠브이지’다. 3.3㎡당 2375만원이다. 한 달 새 3차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광주 고분양가의 주범은 서구 화정동 ‘화정 아이파크’다. 지난달 24일 견본주택을 선보이며 분양에 들어간 이 아파트는 3.3㎡당 평균 1632만원이었다. 5월말 기준 광주 평균 아파트 분양가가 3.3㎡ 당 116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3㎡당 472만원이나 높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일주일 뒤 5월31일, 서구 농성동에 선보인 ‘빌리브 트레비체’는 이보다 145% 가격을 올린 2367만원에 내놨다. 고분양가는 서구에 이어 남구로 확산됐다. 봉선동 ‘남양휴튼 엠브이지’다. 지난 21일 공개한 공급가격을 보면 이 아파트는 133㎡(40평) 기준층 9억5007만원, 17층 옥탑층 12억3946만원이다. 172㎡(52평) 기준층은 12억3529만원, 옥탑층은 16억1176만원이다. 3.3㎡당 평균 2375만원이다. 3주 사이에 다시 3.3㎡당 8만원이 오른 것이다.

광주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끌어올리는 데는 서울 ‘큰 손’들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은 대출 규제 등으로 주택 구매가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투자가 가능한 광주·대구·대전 등으로 투기자본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연도별·유형별 아파트거래 현황을 보면 서울 사람이 광주에 있는 아파트를 거래한 건 수가 2016년 669호에서 2017년 734호, 2018년 794호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들어서는 1월부터 5월까지 195건이다. 올들어 서울 사람들이 구입한 광주 아파트 매입지역을 보면 광산구가 52호로 가장 많다. 이어 북구 51호, 서구 49호, 남구 26호, 동구 17호 순이다. 산단 조성과 지하철2호선 개발 호재가 겹친 지역에 몰려 있다.

서울을 제외한 타 시도 사람이 광주 아파트를 거래한 건 수는 같은 기간 5263호, 6897호, 7426호였다. 올들어 2111호가 거래됐다.

이는 외지인들이 광주 아파트를 매입한 것으로, 비율은 16.4%(5932호), 15.7%(7631호), 16.2%(8220호), 16.0%(2306호) 수준이다. 광주 아파트 6가구 당 1가구는 외지인들의 손에 넘어갔다는 의미다.

거래의 상당수가 분양권전매였다. 같은 기간 분양권전매 건 수는 5471호, 7952호, 8984호, 올들어 1448호다. 외부 투기성 자본이 광주에 상륙했고,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분양권전매 방식으로 떴다는 해석을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 규제 등으로 서울 아파트 구매가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제약이 없는 광주·대구·대전 등으로 서울 자본이 몰리고 있다”면서 “광주는 노후 아파트가 많아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미래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탓에 갈 곳 없는 서울 자본이 투기대상으로 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