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직한 오빠, 배려 깊은 동생과 함께 우리 바다를 지키겠습니다.”

최근 두 살 터울의 ‘해경 남매’ 신종익(31)·현정(29) 순경이 동기로서 완도·목포해양경찰서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 치른 서해지방해양경찰청 경찰공무원(236기) 채용시험에서 나란히 합격, 해경의 꿈을 이뤘다. 남경 9.6대 1과 여경 2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치열한 시험이었기에 남매의 합격은 화제를 모았다.

대학 선후배 사이인 신씨 남매는 서로 학업을 도와가며 남다른 우애를 보여줬다. 오빠와 동생은 조선대에서 각각 경영학과 무역학을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 생활을 하던 신종익씨는 공익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해경 시험을 준비했다.

“우리나라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만큼 해경에 들어가면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국민 안전을 지키고 각종 사건·사고를 조사하고 해결할 수 있는 해경 업무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동생 현정씨도 해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오빠의 권유로 남매는 함께 시험 공부를 했다. 시험 준비 기간 둘은 서로 든든한 학우가 돼줬다. 인터넷 강의를 함께 듣고 책을 나눠보며 공부했고 매일 집 인근 운동장에서 체력 검정 시험에 대비했다. 면접 시험을 준비하면서는 번갈아 문답을 하며 공부했고 첫인상을 관리하기 위해 서로 외양을 매만져주기도 했다.

“공부할 때 힘들고 지루했지만 되돌아보니 동생이 있어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열심히 운동한 뒤 함께 먹은 보양식도 기억에 남아요. 팔굽혀 펴기 종목 시험을 위해 부상이 있었던 손목 수술을 했는데 동생이 용기를 주는 말을 많이 해줬어요. 덕분에 4개월 동안 재활 훈련을 잘 마치고 체력 시험을 치를 수 있었어요. 어떤 때는 동생이 오히려 더 철이 든 누나 같기도 해요.”

남매는 시험 합격의 순간도 함께 했다. 현정씨는 “오빠랑 수영 수업을 들으러 가던 길에 필기시험 합격 공지를 확인해 기쁜 소식을 부모님에게 가장 먼저 알렸다”며 “남은 실기 시험을 준비할 때까지만 해도 수영을 잘하지 못했는데 오빠와 함께 훈련하다 보니 지금은 자유형과 평형 모두 능숙하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종 합격표를 받은 이들 남매는 지난 6개월 동안 해양경찰교육원에서 교육을 받은 뒤 각각 완도해경 회진파출소와 목포해경 북항파출소에 배치됐다.

“요즘 저희 남매는 신참으로서 해경에 적응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답니다. 나주 혁신도시에 있는 집에서 1시간 넘게 출퇴근을 하느라 야근이 있을 때는 말 한마디 건네기 힘들 때도 있어요. 지난 주에는 인명구조 자격을 얻기 위한 훈련을 받았는데 서로 고충을 털어놓으니 위안이 되더라고요. 생명을 살리는 막중한 일이니 최선을 다하자며 서로 토닥이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