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모독 망언’ 파문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가 장기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자문위)의 한국당 추천 자문위원 한명이 돌연 사퇴했기 때문이다. 한국당 당 윤리위원장의 사퇴로 당내 징계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 징계 논의마저 지연이 불가피하게 되면서 ‘5·18 망언’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가 언제 끝날지 가늠조차 못하는 상황이 됐다.

21일 윤리특위에 따르면 한국당 추천 자문위원인 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가 최근 한국당 원내지도부에 사퇴 의사를 밝혔고 차동언·조상규 위원도 ‘민주당 추천 위원들이 한국당 추천 위원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오는 22일 회의를 강행한다면 사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윤리특위 자문위는 더불어민주당 추천 4인, 한국당 추천 3인, 바른미래당 추천 1인 등 총 8인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자문위는 다음 달 9일까지 ‘5·18 망언’ 등 20대 국회 들어 제출된 징계안 18건에 대한 의견을 낼 예정이었으나, 한국당 추천 자문위원들의 돌연 사퇴로 활동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윤리특위는 지난 7일 전체회의에서 징계안 18건을 자문위로 넘겼다. 자문위가 최장 2개월 내 징계수위를 결정하면, 윤리위가 징계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열어 해당 의원들에 대한 최종 징계수위를 결정하게 된다.

민주당 간사인 권미혁 의원은 “자문위가 5인만으로 활동이 가능한지 확인을 정확히 해봐야겠지만, 한국당 추천 3인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는 (활동이)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홍성걸 교수 등 한국당 추천 자문위원들의 사퇴 배경을 놓고 지난 4일 위촉된 민주당 추천 장훈열 변호사와 관련 있다는 말이 나온다. 광주 출신인 장 변호사가 5·18 유공자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5·18 망언’ 징계 판단을 해야 하는 자문위원에 적합한지를 두고 자문위 내에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민주당 간사인 권 의원은 “장 변호사가 5·18 유공자인 것은 맞지만, 윤리특위 위원이 아니라 자문위원이기 때문에 국회법상 (위원) 제척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으나 한국당 간사인 김승희 의원은 “자문위가 5·18 관련 문제를 논의해야 하는데, 위원 본인이 5·18 유공자면 제척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홍 교수가 그동안 나이 등을 고려해 자문위원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상태였는데, 뒤늦게 위촉된 장 변호사가 홍 교수보다 연장자임을 앞세워 위원장을 맡으려 하면서 자문위 내부에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자문위는 지난 18일 첫 회의에서 위원장 선임을 놓고 여야 추천 위원 간에 충돌하면서 한국당 추천 위원 3명이 모두 회의장에서 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경 기자 jk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