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우(杜佑, 735~812)의 자는 군경이며 현 섬서성 시안시에 해당하는 경조부 만년현 출신이다. 덕종, 순종, 헌종 3대에 걸쳐 재상을 지냈다. 역사서인 통전(通典) 200권을 서술했다.

과거를 거치지 않고 문음(文蔭)으로 관직 생활을 시작했다. 제남 참군, 섬현 현승을 거쳐 윤주자사 위원보의 참모가 되었다. 두우의 부친에게 은혜를 입은 위원보는 그를 잘 대우했다.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에 시의적절한 의견을 내는 두우를 신임해 사법참군으로 발탁했다. 위원보가 절서, 회남절도사에 재직하는 중 보좌해 검교주객원외랑으로 승진했다.

765년 중앙으로 진출해 공부랑중, 무주자사 등을 역임하였다. 779년 덕종이 즉위하고 양염이 재상이 되었다. 안사의 난으로 피폐해진 재정을 재건하고 하북 번진과의 전쟁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았다. 공부랑중, 강회수륙전운사, 호부시랑, 판탁지 등의 직책을 역임했다. 특히 하북지역의 군량 수송을 책임지는 일을 수행했다. 판탁지로 장안 상인에게 돈을 빌려 전쟁비용에 충당했는데 상인들의 신고 내용을 의심해 번번히 매질하니 장안이 떠들썩하기가 노략질을 당한 것과 같았다고 한다. 782년 부족한 군비를 조달하기 위해 조정대신들이 한 달 분의 봉록을 삭감키로 결정했다. 두우는 상소문을 올려 “각지에 주둔한 군대가 매달 100여만 관을 쓰고 있어 현재의 국고로는 몇 개월을 버티지 못할 것입니다. 500만관의 자금을 마련해야 군비를 넉넉히 조달할 수 있습니다.”고 주장했다. 재정을 절감하기 위해 관직을 줄일 것을 주장해 재상 노기의 분노를 사 지방으로 좌천되었다. 784년 경원병변(涇原兵變)이 일어나자 영남절도사 겸 어사대부로 기용되었다. 789년에 양주대도독장사 겸 회남절도사를 겸하였다. 800년 서주절도사 장음이 조정의 뜻을 따르지 않자 동평장사 겸 서사절도사로 토벌에 나섰으나 큰 공을 세우지는 못했다.

803년 동중서문하평장사, 검교사공으로 재상직에 올랐다. 재정전문가 유안 이후 가장 뛰어난 행정 관료로 평가받았지만 안팎의 악재에 시달려야 했다. 805년 덕종이 죽고 순종이 즉위하자 측근인 왕숙문 일파는 같이 개혁을 추진하자고 도움을 요청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숙종의 건강이 나빠 오래 살 가능성이 없었고 왕숙문, 유종원, 왕비 등 개혁세력의 경험 미숙과 환관세력과의 불화로 권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806년 순종이 죽고 헌종이 즉위해 원화 개혁에 착수했다. 그는 병부시랑·탁지사·염천전운부사 이손을 천거해 재정에 관한 업무를 담당토록 했다. 이손은 직책을 맡은지 1년 만에 조세수입을 대폭 늘려 재정을 안정시켰다. 두우는 사도에 제수되고 기국공에 봉해졌다. 하서의 당항족이 토번과 은밀히 결탁해 변경을 침략했다. 그는 무리한 출병에 반대해 전쟁으로 사람과 물자가 희생되는 일을 최소화하였다. 민생안정에 국정의 우선순위를 두었다.

헌종은 그가 연로하고 덕망이 커 크게 예우했다. 항상 사도(司徒)로 부르며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노환으로 자리를 물러날 것을 청하자 조서를 내려 매달 두세 번만 조현토록 하였다. 중서성에서 큰 정사만을 챙기도록 하였으며 그 외의 날에는 고향인 번천으로 돌아가도록 지극히 배려했다. 812년 여러 차례 관직을 그만 둘 것을 청하니 광록대부(光祿大夫), 태보(太保)의 관직을 내리고 사직을 허락하였다. 다만 매월 1일과 15일에는 조정에 입조토록 하였다. 11월 병으로 세상을 떠나니 태부로 추증했다. 그의 사후 814년 헌종은 그의 손자 두종을 큰 딸 기양공주와 결혼시켜 사위로 삼았다.

학문을 좋아해 항상 손에서 책을 떼지 않았다. 낮에는 등청해 일하고 밤에는 독서에 매진했다. 36년간 역대 왕조의 제도를 비교분석해 801년 통전 200권을 저술하였다. 설(說), 의(議), 평(評), 론(論) 같은 체계적인 구성과 풍부한 내용으로 중당 이전의 제도를 살펴보는데 반드시 참고해야 할 필독서가 되었다. 중국 역사상 최초의 전장(典章)제도를 기록한 전지체(典志體) 사서로 높게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