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그새 잊었나…아파트 공사현장 구조물 휘어져 ‘허걱’
2025년 04월 09일(수) 20:40
광주 화정 ‘아델리움57’ 비계 휘어지고 자재 추락 사고 발생
동구 지산동·여수 등서도 철거 중 무너짐 사고로 작업자 부상

9일 광주시 서구 화정동 ‘아델리움57’ 공사 현장에서 외벽에 설치된 시스템 비계가 휘어져 있다. <광주시 서구 제공>

광주·전남지역 건설 현장 내 안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사고’(2021년)와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2022년) 같은 대형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건설 현장 안전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서구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30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아델리움57’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외벽 마감공사를 위해 설치된 시스템 비계가 휘어지고 일부 건설 자재가 약 10m 높이에서 바닥으로 추락했다.

사고 당시 작업자들이 점심시간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당 비계는 작업자가 올라가 외벽 마감 및 기타 시공 작업을 하도록 발판이 갖춰진 구조물이다.

해당 건물은 지하 4층~지상 15층(연면적 1만647㎡·28세대)규모로, 당초 준공 예정 시기는 오는 7월이었다. 지난 2022년 7월 착공해 현재 공정률은 85%다.

당시 현장에서는 4월중으로 예고된 가설 구조물 안전 점검을 앞두고 일부 비계 하단부에 대한 보수·보강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관할청인 서구는 작업자가 일부 비계 구조물 간 연결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보수·보강 작업을 하다 비계 연결부에 하중이 가해지면서 비계가 휘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공사는 문제가 발생한 비계 전체를 철거한 뒤 재시공할 방침이며, 관할청인 서구는 안전관리 자문단과 함께 현장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구는 사고 원인 조사 결과 관계 법령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벌점 부과 등 행정처분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근 광주·전남에서는 유사한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5일에는 여수시 거북선공원 인근 지상 5층 규모의 사우나 건물을 해체하는 작업 중 외벽 무너짐이 발생해 아래 주차된 트럭이 파손됐다.

지난달 25일에도 광주시 동구 지산동 지상 2층 규모의 옛 한의원 건물 철거 과정에서 현장에 쌓여 있던 콘크리트 등 잔해물이 인도를 덮치고 도로쪽으로 쏟아져 현장 작업자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선익 참여자치21 대표는 “시민들은 건축물 붕괴에 대한 트라우마가 학동참사와 화정아이파크 사고 등으로 인해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라며 “작은 사고라도 안전 불감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꾸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고용노동부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2024년) 광주 지역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는 총 18건으로, 이로 인해 2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2년 7건(사망자 12명), 2023년 8건(8명), 2024년 3건(3명) 등이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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