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종(武宗, 814~846)의 이름은 이전이다. 목종의 다섯째 아들로 문종의 아우다. 번진과의 전쟁과 강력한 불교 억압 정책을 폈다.

문종은 839년 형 경종의 여섯째 아들 진왕 성미를 태자로 책립했다. 그러나 환관 구사량과 어홍지는 태자가 어리다는 이유로 목종의 다섯째 아들 영왕 전을 황태제로 추대했다. 영왕이 즉위하니 무종이다.

무종은 즉위 당시 27세의 청년으로 성격이 호방했다. 즉위에 비협조적이었던 재상 양사복, 이각을 좌천시켰다. 환관 유홍일, 설계릉을 주살하였다. 회남절도사 이덕유를 재상으로 발탁했다. 이덕유는 세가지 국정 철학을 상주했다. 군신의 옳고 그름을 제대로 구분하도록 요청했다. 이에 따라 우승유, 이종민 일파를 붕당의 집단으로 간주해 내쳤다. 중서성(中書省) 중심의 국정 운영을 건의했다. 직업 관료 중심의 운영으로 영향력이 커진 환관 세력을 견제하였다. 실세 환관 구사량이 은퇴를 선언했다. 재상의 임기 제한도 건의했다. 그러나 본인이 장기간 재직해 의미가 퇴색했다.

846년 연호를 회창으로 바꿨다. 변경에 불안한 기운이 있었다. 북방의 회흘이 당에 귀순할 의사를 전해왔다. 이덕유의 건의에 따라 귀순한 부대를 귀의군으로 임명해 변경의 안정을 도모했다. 하북 번진의 동향을 파악해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는데 노력했다. 특히 소의진의 동향에 주목했다. 절도사 유종간이 임종을 맞이하자 자신의 조카 유진을 유후로 임명해 승계토록 했다. 조정과 상의 없이 취한 일방적 조치였다. 결국 소의진 정벌을 결정했다. 조정의 단호한 의지에 놀라 844년 조정에 귀순하기로 결정했다.

무종 시기에 우이(牛李) 정쟁이 더욱 격화되었다. 명문가 출신의 이덕유, 정담과 한미한 가문으로 진사 출신의 우승유, 이종민, 이각 등은 물과 기름과 같은 사이였다. 양 세력의 소모적 정쟁으로 조정은 활력을 잃어갔다. 문종은 일찍이 “하북의 번진을 제거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이들 붕당을 없애는 것은 정말 너무나 힘들구나”라고 탄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덕유는 반대파인 양사복, 이각을 관대히 처벌해 달라고 주청한 적이 있다. 그의 개인적 인품을 보여주는 일화다.

불교 탄압이야말로 최대 사건이었다. 역사상 회창법난(會昌法難)으로 불린다. 842년에 범죄를 저질렀거나 계율을 어긴 승려의 도첩을 취소하고 환속하는 조치를 실시했다. 이해에 장안에서만 환속 처분을 받은 승려가 3459명이나 되었다. 사찰에 대한 정비에 나서 4600개 사원과 초제난약(招提蘭若)이라 불리는 작은 사원 4만개를 폐지했다. 승려 26만명이 환속되었다. 노비 15만명도 해방시켰다. 사찰 소유의 장원은 몰수되고 불상과 불구는 동전과 농구의 재료로 사용했다. 수도 장안과 낙양에 4개, 각 주마다 하나씩 사원을 허용했다. 장안에는 자은사, 천복사, 서명사, 장엄사만이 남았다. 불교뿐만 아니라 조로아스터교, 마니교, 네스토리우스파의 경교도 처분을 받아 2000여명이 환속되었다.

불교계의 타락이 탄압의 일차 요인이었다. 국가재정 문제와도 관련이 깊다. 양염의 건의에 따라 양세법(兩稅法)을 실시했는데 납세자 부족으로 세수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 환속한 26만명의 승려가 납세자로 전환됨에 따라 큰 도움이 되었다. 15만명의 노비와 국가에 귀속된 토지도 국가세입 확충에 기여했다. 무종이 죽자 복불령(復佛令)이 내려졌고 도사 조귀진은 사형에 처해졌다. 도교가 탄압을 면한 것은 무종이 열열한 도교신도인 점 뿐 아니라 중국 전래의 전통 신앙인 점이 크게 작용했다. 법난 이후 선종과 정토종 등 실천적 성격이 강한 불교 교파는 민중 속에 뿌리를 내려 이후에도 계속 번창했다.

신선이 되고자 한 무종은 단약에 빠졌다. 도사 조귀진은 신선이 되는 약제가 토번에 있다며 직접 가서 가져오겠다고 주청하기도 했다. 살이 빠지며 안색이 변하고 성격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단약의 후유증으로 846년 급서했다. 태종, 헌종, 목종, 경종에 이어 단약의 복용으로 목숨을 잃은 5번째 황제가 되었다. 불로장생에 대한 집착이 황제의 명을 단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