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 방송에 노출된 ‘미디어셀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남자친구’, ‘SKY(스카이)캐슬’,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 드라마 관련 도서가 잇따라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출판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 도서가 영상물에 힘입어 독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는 방증이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지난해 12월 드라마 ‘남자친구’에서 박보검(김진혁 역)과 송혜교(차수현 역)를 가깝게 만드는 매개체로 등장한 후 순위 ‘역주행’을 기록 중이다.

인터파크 1월 둘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7위에 올랐고 시·에세이 부문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이 시집은 나태주 시인의 시 가운데 블로그나 트위터에 자주 오르내리는 시들만 모은 책으로 지난 2015년 출간 당시보다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 28일 방송된 1회차 드라마에서 박보검이 읽은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었다’와 김연수 작가의 소설 ‘세계의 끝 여자친구’는 방송일 직후 한달 간의 판매량(인터파크 집계)이 직전 동기 대비 각각 266%, 1066% 이상 뛰었다.

이밖에 김연수작가의 장편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은 지난 2일 9회차 드라마에 박보검의 내레이션과 함께 등장한 직후 일주일 간 무려 6600%나 판매량이 증가했다. 태어난 지 일 년도 안 돼 미국으로 입양돼 작가로 자란 한 여자의 이야기다. 자신의 과거를 알기 위해 한국 진남으로 향한 여자는 고통스러운 진실을 파헤쳐나간다.

드라마 ‘스카이캐슬’ 노출과 맞물리며 판매량이 증가한 책은 리처드 도킨스의 스테디셀러 ‘이기적 유전자’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다. 드라마에서 입시 논술을 위해 결성된 스카이캐슬 입주민 독서모임 ‘옴파로스’의 독서 토론 선정 도서로 등장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독서토론 장면이 방송된 이후 한 달간 판매량은 각각 10%, 1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아울러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남자친구’ 대본집이 출간을 앞두고 있어 드라마를 시청했던 독자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대본집 출간은 드라마의 인기, 작품의 완성도, 작가의 영향력 등 제반 요인이 잘 갖춰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난 4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대본집 1권과 2권은 인터파크 1월 둘째 주 예술/대중문화 부문에서 각각 1위, 2위를 차지했다.

인터파크 양단비 문학 MD는 “미디어셀러의 인기는 예전부터 보장됐었지만, 이번 미디어셀러의 경우 드라마에서 연달아 비중 있게 다뤄진 덕에 더욱 독자들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 드라마에 등장한 시 구절 등이 SNS 상 빠르게 회자되면서 위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