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 훼손해가며 주차장 만든다는 광산구
보호가치 높은 황룡강 장롱습지 3㎢ 에 축구장 등 조성 추진 논란
광주시 지난해 국가습지 보호구역 지정 건의…환경부도 긍정적
환경단체 “광산구·지역국회의원 반대에 보호구역 지정 제동” 반발
2019년 01월 11일(금) 00:00
지역 환경단체가 광주시 광산구 황룡강 장록습지에 대해 ‘국가습지 보호구역’ 지정 촉구에 나섰다. 광주시와 환경부는 장록습지에 대해 국가 보호구역을 검토하고 있지만 일부 광산구 주민들은 습지 인근에 주차장·축구장 조성이 추진되는 점을 들어 보호구역 지정에 반발하는 상황이다.

광주환경운동연합·시민생활환경회의·황룡강생태환경문화지킴이는 10일 공동 성명을 내고 “황룡강 장록습지를 국가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장록습지가 국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체계적인 관리와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황룡강 가치를 높일 수 있고 지역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며 “광주시는 무등산 국립공원과 더불어 황룡강 국가습지라는 생태자원을 통해 물순환 선도 이미지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호구역 지정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광산구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모 지역 국회의원이 주민 이익을 논리로 반대하며 제동이 걸렸다”며 “장록습지 보호구역 지정을 주민들의 이익과 대결하는 구도로 몰아가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에 따르면 장록습지는 광산구 호남대학교 인근에서 송산유원지 인근 영산강 합류점까지 약 3㎢에 달하는 구간이다. 멸종위기 Ⅰ급인 수달·퉁사리, Ⅱ급인 삵·말똥가리 등 184종의 동물과 292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지역이다.

광주시는 지난 2016년부터 2년 간 광주 전 지역의 습지생태 현황조사를 펼쳤고 보전이 필요한 지역으로 장록습지를 선정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환경부에 장록습지 국가 습지보호구역 지정을 건의했고, 지난 6일 환경부 조사결과 장록습지는‘보호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광산구청은 지난 2017년 국비 10억원을 확보해 ‘장록습지 인근 하천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습지 중간 지점에 축구장과 주차장을 조성할 예정이었다.

광산구청과 지역 국회의원, 일부 주민들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주민 편의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며 습지보호구역 지정에 반대하며 환경부와 맞섰다.

논란이 가열되자 광산구청는 하천기본계획을 수정해 주차장 등 편의시설 부지를 습지 상류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부지를 변경하면 주민편의시설도 조성할 수 있고 습지도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변경부지 또한 습지와 인접하고 있어 생태계를 교란하고 도심 물순환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환경연합 관계자는 “환경단체들은 주민편의시설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하천 부지에 조성되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라며 “하천과 습지 등은 투수층 역할이 크기 때문에 광주시가 진정으로 물순환 선도도시를 추진한다면 하천 부지 개발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수십 년전 사라진 경양방죽을 다시 살려 도심의 경관과 브랜드로 삼자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을 정도로 습지나 연못 등 자연 환경은 전 세계적으로 도시의 주요 인프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새로운 자연 환경을 만들지는 못할 망정 있는 습지까지 해치려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3년간 전국 165개의 습지가 도로 등 시설물 건축과 경작지 개발을 이유로 소실되거나 면적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광주·전라 지역에 속하는 습지는 64개(소실 12·훼손 52)로 전체 40%를 차지했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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