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추진되는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공원 구역 해제 시한이 1년 반도 채 남지 않았지만 우선 협상 대상자 교체와 학생 수용 문제 등에 발목이 잡혀 좀처럼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지난해 5월 도시공원 25곳 가운데 15곳은 시 재정 1629억 원을 투입해 매입하고, 10곳은 민간사업자가 일부를 개발하되 나머지는 시에 기부채납하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1단계는 평균 개발 면적을 22.5%, 면적이 넓고 시민 영향력이 높은 2단계는 8.6%로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이 같은 계획이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공원 조성 계획 결정과 용도 지역 변경 고시, 토지 수용 등의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수랑·마륵·봉산·송암 공원등 1단계는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지 1년이 다 됐지만 뒤늦게 불거진 학생 수용과 분양가 공개 문제로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중앙·일곡·중외·송정·운암산·신용(운암) 공원 등 6개 공원, 7개 지구가 포함된 2단계는 중앙공원 1·2지구 우선 협상 대상자를 교체하면서 협상을 시작하지도 못하고 있다.

도시공원 해제 시한이 내년 7월인 점과 남은 절차를 감안하면 광주시가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개발 업체는 시간이 갈수록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이 과정에서 광주시가 시민단체와 전문가 및 공무원이 참여한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 이끌어 낸 개발 최소화를 통한 공원 보존, 공공성 확보 등의 원칙이 과연 제대로 지켜질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시공원은 광주의 허파이자 시민의 자산이다. 광주시는 민관 협의 체계를 재구축해 공원 개발이 이윤이 아닌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