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李絳, 764830)의 자는 심지고 조군 찬황 출신이다. 덕종, 헌종, 목종 때 활약한 명신이다. 830년 병변(兵變)으로 살해되었다.

진사시험 출신으로 교서랑을 거쳐 감찰어사로 승진했다. 헌종 초인 807년 한림학사가 되었다. 신중한 성격으로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는데 능하였다. 진해절도사 이기가 장안에 출두할 것을 거부하자 처벌되었다. 그는 주청하기를 “이기는 분수에 넘치도록 사치하였으니 반역자의 재물을 그곳의 백성들에게 내려 세금을 대신하게 하십시오.” 황제가 이를 가납하였다. 이길보가 소의절도사 노종사가 중신 정인과 몰래 교류한다고 상주하자 그와 논의하였다. “폐하께서 사실 관계를 꼼꼼히 살펴 폐하께서 참소하는 말을 믿는다고 말하게 만들지 마십시오”라고 건의해 참소건을 없던 일로 하였다.

809년 하북 3대 번진의 하나인 성덕진 절도사 왕사진이 병사하자 아들 왕승종이 스스로 유후의 자리에 올랐다. 헌종은 대신을 소집했다. 황제는 조정의 뜻대로 절도사를 임명할 생각으로 이를 거부하면 토벌할 뜻임을 밝혔다. 이강은 “조정의 뜻을 따르지 않았으니 세상천지에 누가 오만방자한 행동을 용납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지금은 군사력이 막강한 하북과 싸움을 벌이기는 적절치 않습니다”고 주장했다. “하북은 여러 개의 진이 안으로는 결탁되어 있고 밖으로는 세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급한 마음에 하북을 공략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현실을 외면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회서를 20년 가까이 지배한 절도사 오소성이 중병에 걸렸다. 성덕진의 왕승종 대신에 회서를 치자고 건의했지만 황제는 성덕진 정벌에 나섰다. 그러나 왕승종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소성이 병사하자 부득이 아들 오소양을 유후로 삼는다는 황명을 내렸다.

중서사인 호부시랑을 거쳐 811년 중서시랑 겸 동중서문하평장사로 재상 반열에 올라섰다. 이길보에 이어 차석 재상이 되었다. 그는 실세 환관인 토돌승채가 정사에 깊이 개입하는 것을 비판하였다. 토돌승채가 뇌물을 받았다는 상소가 들어오자 헌종은 회남감군으로 좌천시켰다. 하북 번진을 둘러싸고 이길보와 이강의 대립이 심화되었다. 위박진 절도사 전계안이 피살되고 아들 전회간이 부사 자리에 올랐다.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둘이 격돌했다. 이길보는 조정이 군량미를 충분히 확보하고 훈련도 충실히 했으니 싸움에 나서자고 주장했다. 이강은 “군사를 가볍게 움직이시면 안됩니다. 재작년 항주 토벌에 나섰지만 공로 없이 끝나서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위박은 군사를 사용하지 않아도 일의 형세가 명백하니 황제께서는 의심하지 마십시오” 헌종은 이강의 뜻을 따랐다. 부장 전흥이 전회간을 부사의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조정에 투항하였다. 전흥을 절도사로 임명하고 150만 민을 하사했다. 온건책이 실효를 거둔 것이다.

헌종은 재상들에게 말하기를 “경들은 마땅히 관직을 사사로이 친척과 친구에게 사용하지 말라.” 그가 말하기를 “아는 사람에게는 관직을 주지 않고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준단 말입니까? 다만 그 재주와 기량이 관직과 서로 걸맞은지를 물어야 할 뿐입니다.” 813년 발이 아프다는 이유로 직위를 사양해 예부상서로 옮겼다. 회흘이 누차 당 조정과 혼인 관계를 맺을 것을 청했지만 조정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공주를 시집보내는 것이 유리하다고 주청하였으나 황제는 가납치 않았다. 815년 병부상서로 옮겼고 819년 하중절도사가 되었다. 820년 목종이 즉위하자 병부상서, 어사대부를 맡았다. 주색잡기에만 관심있는 목종에게 직언했지만 허사였다. 826년 문종이 즉위하자 섬서성 산남서도절도사로 부임했다. 사천성 성도를 남조가 노략질하자 조정은 구원토록 지시하였다. 동원된 군사에게 식량을 배급했지만 불만이 팽배했다. 그와 사이가 나쁜 감군 양숙원이 자극하자 병기고 무기를 약탈해 반란을 일으켰다. 이강을 살해하고 그의 집안을 도륙하였다. 신임 절도사 온조가 반란군을 유인해 모두 죽여 이강의 원한을 풀어주었다. 죽인자 수급 100개로 이강에게 제사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