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민간공원 특례사업 2단계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제안서 평가점수표가 사전에 유출되고, 정량평가 점수가 일부 잘못 매겨진 사실이 감사 결과 드러났다. 하지만 감사를 끝낸 광주시 감사위원회가 이례적으로 정량평가 점수를 직접 매긴데다, 법률적인 해석 차이가 있는 부분까지 결론을 낸 뒤 전문가로 구성된 제안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맡겨 또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13일 오전 열린 제안심사위에서 일부 위원들이 문제를 제기, 회의가 14일 오전으로 연기되는 등 민간공원 특례사업 2단계를 둘러싼 행정이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제안서 평가점수표 유출에 대한 실체적인 진실보다는 우선협상대상자의 평가과정과 그에 따른 재선정을 위해 시 감사위의 감사가 집중됐다는 목소리도 높다.

광주시 감사위원회는 13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민간공원조성 2단계 사업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 제안서 모집 공고를 하면서 토지가격을 국토교통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공시지가’ 방법이 아닌 제안사별 ‘감정평가’ 방법으로 산정하도록 공고했다. 제안서 평가 과정에서도 담당부서인 공원녹지과가 공원시설비 산출과 토지가격을 부적정하게 산정했다고 밝혔다. 공원비에 공원시설 이외의 비용은 제외하고 평가해야 하지만 설계비, 관리비, 금융이자, 기타 부대비용까지 공원시설비에 포함한 채 평가했다는 것이다.

토지가격 산정에서는 일부 제안사가 감정평가 근거서류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감정평가가 아닌 학술용역으로 토지가격을 산정했는데도 그대로 인정해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지역업체 평가나 감점사항도 반영하지 않고 평가기준도 지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광주시에 등록된 지역업체는 출자비율에 따라 평가해야 하지만 누락했고, 평가서 내 제안자를 인지할 수 있는 업체명 등이 있는 경우 감점 또는 무효로 하고 해당 표시를 삭제한 후 평가위원에게 배부해야 하지만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감사 결과다.

제안서 평가점수표의 사전 유출에 대해서는 “관계공무원이 평가결과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보고서를 광주시의회 관계자에게 제공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종적으로 이를 받아본 사람에 대해서는 조사가 없었다는 의미다.

시 감사위는 앞서 평가과정에서의 잘못을 바로잡아 점수를 재산정한 뒤 담당실국의 확인을 거쳐 제안심사위원회에 재상정해 논의하도록 하면서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회의에서 “감사 결과를 해당 실국에 통보하고 그에 따라 점수를 재산정하는 것은 해당 실국이나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는 문제”라며 반발해 격론 끝에 14일 오전으로 연기됐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달 7일부터 이틀 동안 민간공원 특례 2단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심사를 실시해 5개 공원 6개 지구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