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전 강진군 성전면 ‘월남사지 3층 석탑’ 보수현장을 찾았다. 월남사지는 영암·강진군을 가르는 월출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고려 진각국사 혜심이 창건한 사찰로 알려진 월남사는 현재 3만3057㎡(1만평) 규모의 절터만 남아 있다. 이날 보수현장에는 1000년이 넘는 세월을 견디며 버티고 있던 3층 석탑이 모두 188개 조각으로 해체돼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다. 복원팀은 해체한 조각에 일련 번호를 부여했다. 차질없이 복원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복원팀은 파손된 석재 일부가 월출산에서 출토한 홍색 장석 화강암으로 추정됨에 따라 비슷한 돌을 찾고 있다. 월출산이 국립공원이 탓에 돌을 반출할 수 없어 최대한 유사한 강진산 돌을 구하고 있다. 8일 강진군에 따르면 전남도 기념물 제125호이자 보물 제298호로 지정된 월남사지 3층 석탑은 월남사 터에 남아 있는 8.4m 석탑으로 백제계 양식을 따르고 있다. 학계에서는 석탑의 제작 연대를 두고 후삼국 시기로 견해와 고려 무신정권기, 고려 후기로 보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건립 시기는 800년에서 1200년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3층 석탑은 여러 석재를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쌓은 전탑계의 양식을 모방하고 있다. 과거 월남사지 모전석탑으로 불려진 월남사지 3층 석탑은 2002년 이후 현재의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다. 월남사지 3층 석탑은 지난 1999년부터 보수 작업을 시작으로 2005년부터 정밀안전진단, 보존처리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거치며 관리돼 왔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실시한 정밀안전진단에서 기단부 파손 및 속채움석 유실로 보수정비가 시급한 E등급 판정을 받았다. 벽돌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세워진 3층 석탑의 기단부(基壇部)에서 파손이 추가 발생한다면 석탑의 붕괴 위험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후 전면 해체보수가 결정됐고 2016년 보수정비 실시설계, 발굴조사 및 문헌조사 결과를 토대로 종합정비계획이 수립돼 지난해부터 해체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진군은 지난 4월부터 보존과학업체에서 석탑 부재 전체에 대한 비파괴검사 등 과학적 조사를 마치고 손상도에 대한 평가분석을 진행 중이다. 군은 석탑복원을 위해 120㎡(36평) 규모의 가설 구조물을 지었다. 해체된 석탑 조각들의 신속 이동과 복원작업을 위해 가설구조물과 인근에 7.5t짜리 호이스트와 모노레일도 설치됐다. 지난해 7월 3층 석탑 해체보수 과정에서 높이 22㎝, 너비 11㎝의 청동병이 발견됐다. 석탑 주변에서 기와와 도자기 조각 등 유물과 함께 12∼13세기에 중점적으로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구도 다량 출토됐다.

해체 전 월남사지 3층석탑 모습

강진군 관계자는 “교수 등 전문가들이 참가한 기술지도자문회의를 수시로 개최하는 등 보수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며“빠르면 내년 7월에서 8월께 보수작업을 거쳐 석탑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진군은 지난 7일 오후 1시30분 강진아트홀에서 ‘제 5회 강진 월남사지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강진군에서 주최하고 (재)민족문화유산연구원이 주관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강진 월남사 3층 석탑의 성격’을 주제로 현재 해체 복원 중인 3층 석탑의 조성배경과 그 특징, 조성 시기 등을 규명해 올바른 정비 복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 /강진=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