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원형(武元衡, 758~815)의 자는 백창이고 현 하남성 언사시에 해당하는 구지 사람이다. 당 헌종때 번진 세력을 진압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815년 자객에게 암살당했다.

측천무후의 증질손(曾侄孫)이다.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재주가 뛰어났다. 783년 진사시험에 1등으로 합격해 화원현령이 되었다. 덕종이 그의 재주를 알아보고 비부원외랑으로 발탁했다. 뛰어난 일처리로 한 해에 세 번이나 승진해 우사낭중을 거쳐 804년 어사중승이 되었다. 어사중승은 관리 임용, 감찰 및 재판을 주관하는 요직이다. 805년 덕종이 승하하자 정월에 태자가 순종으로 즉위했다. 왕숙문, 왕비 등 태자파가 황제의 측근이 되어 개혁정치를 펴니 영정혁신이다. 보수파와 환관 세력과 국정 운영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건강이 악화하자 8월 태자 이순에게 황위를 넘기니 헌종이다. 그는 왕숙문의 붕당 가입을 거절해 사이가 틀어졌다. 결국 태자우서자로 밀려났다. 왕숙문 일파인 유우석은 판관이 되기를 요청했으나 거절했다. 헌종은 806년 원화개혁에 착수했다. 신임하던 무원형을 어사중승과 호부시랑으로 기용했다. 807년 문하시랑동중서문하평장사가 되어 재상 반열에 올라섰다. 친구 이길보와 함께 재상이 된 것이다. 헌종이 번진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한 삭번(削藩) 정책을 강화하자 진해절도사 이기가 조정에 조현하기를 청하였다. 그러나 장안에 갈 생각이 없어 기일을 여러번 미루었다. 황제가 무원형에게 그 까닭을 물으니 답하기를 “폐하께서 처음으로 정사에 임하였는데, 이기가 조현하기를 요구하면 조현할 수 있고 그만두기를 요구하면 그만 둘 수가 있어서 가부(可否)가 이기에게 있다면 장차 어떻게 사해(四海)를 호령하시겠습니까?” 이에 황제가 조서를 내리니 드디어 반란을 모의하였다. 이기의 반란은 한 달여 만에 평정되었다. 촉을 다스리던 고숭문이 글을 올렸다. “서천은 재상이 돌아다니는 곳인데 나 고숭문이 외람되게 이곳에 머문지 오래되었으니 바라컨대 변방에서 죽기를 힘쓰게 해주십시오.” 황제는 대신할 적임자를 찾기가 어렵자 그를 동평장사로 삼고 서천절도사에 충임하였다.

813년 지정사로 임명되어 중앙에 복귀했다. 헌종은 이길보를 수석재상에 이강을 차석재상으로 기용했는데 둘은 사사건건 대립하였다. 그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아 황제로부터 연장자를 충직하고 온후하게 대우한다고 칭찬을 받았다. 왕숙문 일파인 영주사마 유종원을 광서성 유주자사로 낭주사마 유의석을 귀주성 파주자사로 변방에 내쳤다. 815년 회서절도사 오원제에 대한 정벌이 시작되었다. 부친 오소성이 죽자 조정에 알리지 않고 절도사직을 계승하려 하였다. 황제는 그에게 회서 채주의 반란을 평정하라고 명하였다. 진해 이길보가 갑자기 병사하자 군권을 그에게 일임하였다. 오원제와 공모했던 성덕절도사 왕승종과 치청절도사 이사도 등이 위협을 느껴 채주를 구하려 나섰다. 이사도의 참모는 이사도에게 말하기를 “황상이 채주를 공격하려는 것은 무원형이 이를 돕기 때문이니 청컨대 비밀리에 가서 그를 찔러버리십시오. 그가 죽으면 다른 재상들은 감히 그 모의를 주관하지 아니할 것이고, 다투어 황상에게 군대 활동을 그만두도록 권고할 것입니다.” 왕승종이 부하 윤조경을 보내 이사도를 변호하였는데 그가 질책하였다.

6월 날이 밝기 전에 조현하기 위해 정안방 관저에서 나와 이동 중 동문 근처에서 도적이 갑자기 나와 그를 죽이고 두개골을 잘라 도망쳤다. 배도 역시 암살을 시도했으나 도랑에 떨어져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도적은 글을 남겨 말하기를 “급히 나를 체포하려고 하지 마라.” 어사중승 배도를 재상으로 기용해 도적의 무리를 잡고 번진 세력 진압에 박차를 가했다. 도적 왕사원 등 16명을 잡아 국문하고 처형하였다. 그는 자신이 암살당하기 전날 밤 하야작(夏夜作)이라는 시를 지어 자신의 죽음을 예언하였다.

암살 당한 후 사도의 지위를 받았다. 임회집 10권이 있지만 모두 없어졌다. 시인 백거이와는 죽마고우였지만 연적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품위있고 온화한 풍모를 지닌 인물로 평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