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는 내게 한 모금의 샘물이다. 내 갈급한 영혼을 목 축이는 달디 단 생명수다. 장자는 내게 하늘이다. 가물한 하늘 저편으로 나를 인도하여 비상(飛翔)하게 한다. 장자는 내게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와 같다. 그 심연의 깊이로 나를 이끌어준다. 장자는 내게 수천 년의 세월을 견딘 노거수와 같다. 그 아래서 쉬고(休) 닦고(修) 노닌다(遊).”

세계는 물질문명이 가져온 여러 폐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제 위기, 양극화, 생태환경의 변화 등 적잖은 문제가 전 지구적 차원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장자의 사유를 토대로 치유와 지혜를 찾자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태극권과 노자’의 저자 민웅기 전 여수YMCA 사무총장. 민 작가는 최근 펴낸 ‘장자 놀고놀다’에서 오늘을 사는 독자들이 어떻게 하면 숨 쉬는 장자를 만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저자는 지난 해 여름 무등산 소요곡에서 장자와 한판 씨름을 하며 그의 글과 사상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 결과 한여름의 무더위도 잊은 채 그가 걸었던 길에 대한 흠모와 이해의 정을 도탑게 쌓을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말 번역은 안동림, 오강남, 난 회이징 선생을 비롯한 선배 제현들의 번역을 참조했다.

저자는 “장자는 한 사람이나 한 권의 책에 그치지 않는 유규한 흐름이다. 큰 숲이다. 큰 가물이다. 역사적 시공을 타고 넘는 촛불이고, 물의 변화를 타면서 그 물에 빠지지 않는 유희삼매(遊戱三昧)”라며 “장자는 시공을 달리하며 다시 쓰는 깨달음의 소식이며 집단지성을 일깨우는 천둥과 벼락”이라고 밝혔다.

<BOOKK·2만54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