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황찬란한 서울 생활도 뒷전으로 만드는 것이 고향의 맛입니다. 우리 보옥마을은 그런 곳입니다.”

김서일(56·사진) 완도군 보길면 보옥리 어촌계장은 열일곱 상경했던 3년을 빼고는 평생을 보옥마을에서 살아온 토박이다. 그는 지난 2010~2011년 보옥리 이장을 맡고 올해까지 2년째 어촌계장을 맡으며 마을 일을 도맡고 있다. 마을 일에 대해서는 남다른 카리스마를 보여주지만 소문난 애처가이기도 하다. 한참 바쁠 때지만 아내(49)의 병간호를 위해 해남에 다녀온 그를 만났다.

김씨는 보옥마을의 매력을 ‘멸치’와 ‘자연’으로 압축해 표현했다. “보옥리 앞바다에서는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전복이 나지 않지만 전국에서 찾을 만큼 맛과 품질이 우수한 ‘낭장멸치’를 매년 잡을 수 있다”며 “멸치는 우리 마을에 선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서 높은 파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을 주민들의 심성이 느껴졌다.

보옥마을 인근에는 천연 갯돌과 상록수림을 자랑하는 예송리 해수욕장이 있다. 최근 보옥마을의 보죽산과 예송리 사이 7km를 잇는 탐방로가 조성되고 있어 마을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 김씨는 “탐방로가 생기면 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보길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더 편리하게 이곳의 관광자원을 즐길 것 같다”며 “바닷가 쪽으로 경로가 생기면 넓은 보옥리 앞바다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중리 은모래 해변과 통리 솔밭 해변, 예작도, 남은사, 백련사터 등 보길도의 볼거리는 너무도 많다”며 당일치기로는 보길도의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없다고 조언했다. 보옥어촌체험마을 홍보센터는 가족이 함께 머무를 수 있는 숙박시설을 5만원 정도의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미리 센터에 문의하면 보옥마을의 특산품 낭장멸치로 젓갈을 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김씨는 보옥마을의 관광사업을 활성화하는 한편 멸치 유통체계를 개선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멸치를 종류별로 자동 포장할 수 있는 선진화된 공정을 도입하고 어민 교육을 통해 판로를 넓히는 6차 산업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문의 010-5067-6643.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