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공항 건설 결정 여부가 또 다시 미뤄졌다. 찬반 격론과 회의 연기 문제를 놓고 자정 가까이 ‘마라톤 회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정회를 선언하고 다음달 5일 이전 속행하기로 했다.

회의가 또 연기되면서 찬반 양측의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0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2시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사무실에서 제124차 국립공원위원회를 열어 흑산공항 건설과 관련한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 계획 변경안을 심의했다.

위원회는 밤 11시40분께까지 10시간 넘게 진행하다가 시간 관계상 정회를 선언하고 다음달 5일 이전 속행하기로 했다. 지난 7월20일에 이어 두 달 만에 열린 재심의에서도 가부 결정을 내리지 못한채 또 연기한 것이다.

심의가 거듭 지연되면서 앞으로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후유증이 예상된다.조속한 착공을 촉구해 온 신안 흑산도 주민과 전남도, 신안군 등 지자체는 실망하면서도 최악의 결과(부결)는 피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정선 전남도 건설교통국장은 “희망했던 것과 달리 당장 가결되지 못해 아쉽다”며 “회의가 속행되면 건설 필요성을 꾸준히 설득하고 근거를 제시해 환경단체 등과 대립한 쟁점을 정리해가겠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추진 과정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철새 서식지 등 국립공원 훼손을 우려하며 흑산공항 건설 계획 전면 철회를 주장했다.

한편, 서울지방항공청은 1833억원을 들여 흑산도 68만3000㎡ 부지에 1.2㎞ 길이 활주로와 부대시설 등을 갖춰 50인승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는 소형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공항이 건설되면 서울에서 흑산도까지 가는 데 7시간 이상 걸리던 것이 1시간대로 줄어든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