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서창나루 마지막 뱃사공’이자 일제강점기 때 서창지역에 나눔을 베푼 인물로 알려진 박호련의 행적이 최근 밝혀져 눈길을 끈다.

일제강점기 서창나루(광주시 서구 서창동) 뱃사공이었던 박호련은 춘궁기 지역민을 위해 구제를 실천한 인물이다.

광주 서구 문화원(원장 정인서)은 1년여의 조사를 벌인 결과, 일제 강점기 발행된 중외일보 1930년 1월 22일자에 그의 행적을 보도한 신문기사를 찾았다고 밝혔다.

당시 중외일보에는 ‘희세(稀世)의 자선가 박호련씨 기념비, 광주 서창면 12구민 감사루(感謝淚)의 결정(結晶)으로’라는 제목으로 사진과 함께 95줄에 걸쳐 실려 있다. 기사는 1월 19일 이회춘 서창면장의 주관으로 200여명의 서창민들이 모여 김병두, 설병호 등의 축사와 축하음악이 있었고 박씨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이같은 박호련의 선행으로 1925년과 1929년 두 번에 걸쳐 서창민들이 감사의 뜻으로 마을에 ‘박호련시혜불망비’라는 비석을 두 개나 세웠다. 현재 이 비는 서창치안센터 건너편에 세워져 있다. 비문에는 “아끼고 아껴서 남으면 가난을 구제해야 한다”, “남의 굶주림을 자기 일로 여겨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서구문화원은 “지역의 명망가도 아닌 평민을 위해 마을 사람들이 비석을 2개나 세웠다는 사실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먼지가 날리는 찻길 옆에 세워둘 게 아니라 서창한옥문화관 등으로 옮겨 나눔의 뜻을 기려야 한다”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